정부부처 심장도 뚫렸다

60대男 가짜출입증으로 중앙청사 침입해 방화-투신자살
北병사 ‘노크귀순’ 이어 충격

정부 부처의 심장격인 서울 정부중앙청사에 60대 남성이 침입해 사무실에 불을 지른 뒤 투신해 숨졌다. 북한군 병사가 최전방 일반소초(GOP) 생활관 문을 두드릴 때까지 해당 부대가 까맣게 모르고 있던 것에 이어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정부중앙청사의 허술한 관리실태가 드러난 것이다.

14일 오후 1시 33분경 김모 씨(61)가 위조된 정부청사 출입증을 제시하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을 통과했다. 근무 중인 경찰은 소속 부서가 적히지도 않은 가짜 신분증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어 1층 보안검색대는 근무자 없이 개방돼 있어 그대로 통과했다. 평소에는 위험물질을 소지했는지 검사하기 위해 모든 가방을 통과시켜야 했던 곳이다. 세 번째 관문인 보안게이트(스피드게이트·출입증을 대야 열리는 구조)에는 경비원 1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출입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였다. 김 씨는 후문을 통과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짜 출입증을 제시하며 이곳까지 통과해 계단으로 18층에 올라갔다.

그는 18층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정보기획과 사무실에 들어가 500mL 생수병에 담아온 인화성 물질을 꺼내 부은 뒤 불을 붙이고 18층 아래로 투신했다. 불은 책상 위 모니터와 의자, 서류 등을 태운 뒤 교과부 직원들에 의해 진화됐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