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들판서 성폭행당해 목격자 없어 수사 어렵자
인근 4개 마을 주민 모두 조사… 일각 “위법 아니지만 과잉”
평온하던 전남 해남군 한 농촌마을이 성폭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반경 여고생 A 양이 들판을 지나 귀가하던 중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범행 장소가 농로라는 점 때문에 경찰은 범인이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통신, 행적수사 이외에 동종 전과자도 함께 수사했다.
경찰은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모나 체액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주민을 상대로 구강세포 유전자(DNA) 채취에 나섰다. 범행 장소 인근 4개 마을 65세 미만 남성 107명이 대상이었다.
이들 마을에서는 범인을 조속히 검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 덕에 모든 대상자들이 동의서를 쓰고 구강세포 채취에 응했다. 다만 일부 주민은 “범인 검거에 당연히 협조해야 하지만 의심을 받는 것 같아 찜찜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취한 구강세포 정보는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서만 사용되고 정보가 보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법하게 구강세포 채취가 이뤄졌고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DNA 조사에 나서자 피해자 측은 ‘모든 마을 사람들이 성폭행 사실을 알게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동의를 받아 구강세포를 채취하는 것은 법에서 허락하고 있다”며 “구체적 상황을 확인해봐야 인권침해 소지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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