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장준하 선생 몸에 의문의 주사자국… 재조사해야”… 與 “유족들도 朴 책임질일 아니라는데… 정치적 공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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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21일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과 관련해 ‘의문의 주사 자국’을 다시 거론하면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유기홍 원내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993년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가 검안의사로부터 직접 증언을 청취한 것에 따르면 (장 선생 사인은) 추락실족사가 아니라 원형의 인공물체에 의한 두부골절이었다”며 “오른쪽 팔과 엉덩이에 의문의 주사 자국이 있었다는 점이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유 부대표는 “주사 자국과 관련해 마취제가 있었다면 유골에 그런 성분이 침착된 것을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의견”이라며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락사 가능성에 대해선 “2002년과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12가지 자세로 추락하는 것을 조사했다”며 “12가지 모두에서 머리 한 군데만 함몰이 일어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전날 장 선생의 유족들이 청와대에 의문사 재조사 요청서를 전달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동시에 압박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명백한 타살을 암시하는 새로운 물증이 나오고 유족의 재조사 요청이 있는 만큼 진상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박 후보 또한 장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유족들도 박 의원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민주당이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몇 년 전부터 제기됐던 의혹들을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계속해서 제기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주사 자국 등 민주당이 제기한 주장들이 모두 과거에 거론됐던 의혹들”이라며 “자기들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온갖 조사를 다 해놓고서도 못 밝힌 걸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대선을 앞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근혜 후보도 전날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에서 “조사할 것이 또 있다면 해야겠죠”라면서도 “근본적으로 우리 정치권이 미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실제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 씨는 전날 동아일보 종합편성TV 채널A에 출연해 “박근혜 의원이 책임질 일은 아니고 사과할 이유가 없다”며 “아버지의 일을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 가족은 유족으로서 아버지의 사인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장준하#타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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