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이 영혼, 마지막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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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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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눈물의 장례식

한아름 양(10)의 오빠가 25일 오전 침통한 표정으로 동생의 영정을 들고 있다. 오빠와 아버지(왼쪽)는 한 양의 교실 책상 앞에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통영=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아름 양(10)의 오빠가 25일 오전 침통한 표정으로 동생의 영정을 들고 있다. 오빠와 아버지(왼쪽)는 한 양의 교실 책상 앞에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통영=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름아. 좋은 데 가서 마음껏 훨훨 날아다녀라.”

25일 오전 11시 경남 통영시 서호동 통영적십자병원 ‘숭례관’에서 치러진 한아름 양(10)의 장례식. 아버지 한광운 씨(56)는 같은 마을 김점덕(45)에게 납치 살해된 늦둥이 딸의 이름을 부르며 목 놓아 울었다. 한 씨는 “아름이가 금방이라도 ‘아빠’ 하고 달려올 것 같다”며 “어머니도 없이 자란 아이를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한 내가 죄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산양초등학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산양읍 신전리 중촌마을 집에 도착했다. 한 양이 어릴 때부터 돌봐 온 오빠(20)가 영정을 들고 선두에 서고 아버지와 친척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집을 한 바퀴 돌며 영혼을 달랬다.

“아름아…” 통영 눈물의 장례식 25일 고 한아름 양(10)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한 양의 모교인 경남 통영시 산양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오자 같은 반 친구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통영=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름아…” 통영 눈물의 장례식 25일 고 한아름 양(10)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한 양의 모교인 경남 통영시 산양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오자 같은 반 친구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통영=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마을 주민 10여 명이 “잘 가거라” 하며 산양초등학교로 향하는 운구행렬을 배웅했다. 24일 방학에 들어갔지만 교직원과 학생 20여 명이 운동장에서 한 양을 눈물로 맞았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김 장관은 “미국처럼 성범죄자에게 중형이 선고되도록 관계 장관 회의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영정을 앞세우고 4학년 1반 교실에 들어선 한 양의 아버지는 딸의 책상을 어루만지다 “여기 앉아 있어야 하는데…”라며 또다시 통곡했다.

경찰은 “김점덕의 추가 범행이 있었는지를 캐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밝혀진 것이 없다”며 “김점덕의 부인(21)도 조사했지만 이번 범죄와 관련성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통영 아름이#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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