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주펑]中-日 ‘댜오위다오’로 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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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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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최근 중국과 일본의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영유권 분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11, 12일 일본 외무성은 두 번 긴급회의를 열고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의 위정(漁政) 순시선이 댜오위다오 12해리 해역에 진입한 것을 항의했다. 중국 순시선의 이 해역 진입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일본의 우익단체가 댜오위다오에 등대를 설치한 것에 항의하기 위하여 순시선을 12해리 이내로 진입시켰다.

11일부터 중국은 연이어 순시선을 댜오위다오 12해리 이내로 보냈다. 일본과의 주권 분쟁에서 중국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태세가 돼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월 6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도쿄 도지사가 국민 모금으로 댜오위다오 구매를 발의하면서 이번 분쟁의 서막이 올랐다. 6월 말까지 이시하라 지사의 모금액은 12억 엔(약 174억 원)으로 총 구매금액인 350억 엔에 한참 못 미쳤다. 중국이 한숨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할 시기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정부는 정부가 출자해 구매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중국 정부와 국민, 대만 민중은 매우 분노했다. 특히 대만의 ‘댜오위다오 수호 인사들’은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대만 민중의 이런 용감한 행위에 비해 중국 정부가 외교적으로만 대항한다면 불만을 사게 될 것이다.

권력이 교체되는 올가을 18차 당 대회를 앞둔 시기에 중국 정부가 일본의 행동을 제어하고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는 관건이 되고 있다.

베이징(北京)은 일본 우익세력의 책동이 중국 국내 정치위기로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10일 중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실탄 군사연습을 하고, 11일과 12일에는 중국 순시선 3척이 댜오위다오 해역에 진입한 각종 조치는 베이징이 이번에는 진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보여준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난사(南沙) 군도와 황옌(黃巖·영문명 스카버러) 섬 영유권을 둘러싸고 베트남, 필리핀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언론이 남중국해 문제에 격렬히 반발하지만 필자는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과 군사적 충돌을 벌일 것이라고 우려해 본 적이 없다. 중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선다면 스스로 몸값을 떨어뜨릴 것이고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응은 비군사적이며 행정적인 수단을 통한 것이다.

하지만 동중국해 문제는 전혀 다르다. 이시하라 지사와 같은 일본 우익세력들은 댜오위다오 문제로 현재 상황을 흔들고 싶어 한다. 중국의 반일 정서는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노다 정부 집권 이래 ‘위안부’ 입장이 후퇴해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도쿄도 정부나 일본 정부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속셈은 시설물을 구축해 댜오위다오 ‘점령’의 합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동의할 수 없고 이런 행동이 계속되면 양국의 군사충돌 가능성은 아주 높아진다.

댜오위다오의 긴장 국면을 완화할 수 있는 쪽은 일본이다. 일본 정부가 국유화를 강행한다면 중국은 댜오위다오에 상륙할 수도 있다. 일본의 이런 방침은 대만을 아주 난감한 처지로 몰고 있다. 대만 정부는 중-일 간의 댜오위다오 분쟁에 끼어들지 않으려 하지만 중-일 간 충돌이 격화된다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국방 분야에서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이는 미국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댜오위다오#세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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