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산사태 원인’ 고사리밭 개발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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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집중호우때 피해 우려”

전남 광양시가 지난해 집중호우 때 많이 발생한 산사태 원인으로 지적된 산 속 고사리 밭 개발을 제한하기로 했다. 농촌에서 고사리가 수입원으로 인기를 끌면서 일부 지역에서 밤나무 등을 마구 베어내고 고사리를 심어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지난해 8월 초순경 백운산 자락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려 무너진 8개 읍면 경사지 397ha 가운데 90% 정도를 복구했다고 9일 밝혔다. 당시 붕괴된 절개지 397ha 가운데 131ha는 고사리 밭이었다.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나머지 10%는 다시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광양시는 고사리 밭을 만들기 위해 무분별한 개간을 한 것이 지난해 산사태의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양지역에서 새로 조성된 고사리 밭은 2007년 40.3ha, 2008년 81.3ha, 2009년 77.2ha, 2010년 11.6ha, 2011년 18.5ha였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농민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백운산 자락의 밤나무를 많이 베어내고 고사리 밭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도 산나물 재배면적은 2005년 6260ha에서 2010년 9087ha로 늘었다. 5년 동안 산나물 재배면적이 45% 정도 증가한 셈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파른 절개지, 산 정상 지점 인근까지 고사리 등을 심어 집중호우에 취약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광양시는 5월부터 고사리 밭 개간 조건을 강화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농민들이 산을 고사리 밭으로 개간할 때 나무 20%는 벌목하지 않고 장마철에는 배수로를 만들도록 했다. 산림청에 현행 경사도 30도 이상일 때만 고사리 밭 개간을 하지 못하도록 현행 지침을 경사도 25도 이상으로 강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산림청도 광양지역 일부 고사리 밭이 무분별하게 개간돼 산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경남 남해지역의 경우 고사리 밭이 낮은 구릉인 데다 10년 전 조성돼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광양지역 일부 고사리 밭이 산사태로 무너진 것을 감안해 관련 지침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광양#산사태#고사리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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