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면산 수재 복구 ‘진척’… 서초터널 발파 계속돼 ‘걱정’

■ 서울시 우면산 등 수해대비 현황… 주민 반응

3일 서울 서초구 방배2동 우면산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터널 발파 공사 현장. 이날 오후 6시경에도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작업이 계속됐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하루 한두 차례 폭발음이 들리는 이곳은 지난해 7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자락의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서초터널 공사 현장이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강남구 수서동까지 서울 남부지역을 동서로 잇는 도로다. 이 중 우면산을 관통하는 서초터널은 총길이 2.63km, 왕복 6차로로 공사 중이다. 》
지난해 일어난 산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만큼 올해는 안전할지 걱정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3일 오후 6시경 서초구 방배동 공사 현장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 폭파가 산사태 영향 미쳤는지 재조사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로 피해가 컸던 방배동 전원마을과 우면동 송동마을 형촌마을은 터널공사 출입구 쪽에 있다. 피해가 컸던 보덕사는 서초터널로부터 약 100m 떨어져 있다. 시공사는 2009년 6월부터 다이너마이트로 우면산에서 발파 작업을 해온 터라 이곳 주민들은 산사태 원인으로 우면산을 관통하는 이 터널 공사를 꼽아왔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산사태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터널 공사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초구와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고 시는 올해 5월부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산사태 원인 보완 및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원, 형촌마을 일대 4곳을 보완 조사하고 보덕사, EBS 방송국 등 8곳을 추가로 조사한다. 6개월가량 이어질 이번 조사를 통해 터널 발파와 우면산 정상에 있는 공군부대가 산사태에 영향을 미쳤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서초구는 지난해 8월 이곳 공사를 무진동공법으로 전환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우면산터널 공사 당시 전체 1.9km 구간 중 예술의 전당이 자리 잡은 지역 약 150m를 무진동공법으로 공사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사업시행자인 강남순환도로㈜가 검토한 결과 이곳 공사가 관련법에 정한 소음 및 진동 규제 기준 이하라는 점을 들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市, 우면산 복구 집중

시는 우면산 복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장마 전까지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곳은 완벽하게 보수할 방침이다. 현재 형촌마을과 보덕사 일대는 보수공사가 90% 이상 완료됐고 송동마을 등 9곳도 70% 가까이 보수했다. 시와 서초구는 5월 말까지 이곳 복구를 완료하고 우면산 주변 침수방지 사업도 끝낼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내년 12월까지 2년 동안 서울 시내 산과 산지형 공원 110곳을 전수 조사해 위험등급을 다시 분류하기로 했다. 재해위험지도를 작성하고 재난관리 시스템도 새로 구축하기로 했다. 산사태 위험 예·경보 체계가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과 시설관리자 전화번호를 확보해 불특정 다수가 아닌 해당 지역 주민에게 예·경보 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이나 나무가 쓰러진 곳, 배수로가 막힌 곳, 옹벽에 금이 간 곳을 신고하면 즉시 정비하는 예방체계를 구축했다. 스마트폰은 ‘KOREDOKO’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을 촬영해 신고하면 되고 스마트폰이 없는 시민들은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하거나 시 홈페이지로 신고하면 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