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보해저축은행 로비 핵심 브로커 이철수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檢, 잠적 11개월만에… 구속수감
175억 불법대출-52억 횡령 혐의

삼화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명수배를 받던 거물 로비스트 이철수 씨가 지난달 31일 검찰에 체포됐다. 이 씨 체포는 지난해 5월 초 삼화저축은행 불법 대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한 지 11개월 만이다.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경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이 씨의 임시 거처에서 이 씨를 체포한 뒤 사전에 발부받았던 구속영장을 집행해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도주 기간 50여 곳이나 거처를 옮기며 검찰 수사망을 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구속기소)과 함께 175억 원의 은행돈을 무담보 또는 부실한 담보를 제출해 불법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상호저축은행법 위반)다. 또 보해저축은행이 담보로 제공받은 비상장 주식 약 52억 원어치를 빼돌려 마음대로 처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삼화저축은행의 퇴출 저지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인 인물로 알려져 있어 구속 수사기간 동안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6월 검찰 수사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 등 정권 실세들이 삼화저축은행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합수단에 앞서 삼화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이 은행이 금융당국과 정치권 인사에게 로비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을 넘겼다. 또 이 씨는 보해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려다 마무리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삼화저축은행 인수와 대출과정에서도 범죄 혐의가 있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이 씨는 코스닥 상장사 불법 인수 및 횡령·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사모펀드 ‘나무이쿼티’의 실소유주이자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이 씨는 삼화저축은행 대출금으로 코스닥 상장사 씨모텍을 인수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한 뒤 28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씨모텍은 이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전종화 씨(47)가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해 12월 씨모텍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전 씨와 이씨 등을 고발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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