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카동호회서 모델 성추행 파문!… “니들 찍새 자격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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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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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을 당한 모델 A 씨. 사진동호회에서 유명한 모델로 정평이 나 있다.
성추행을 당한 모델 A 씨. 사진동호회에서 유명한 모델로 정평이 나 있다.
“누드 모델이라고 우습게 보이나? 니들이 찍새냐?”

국내의 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모델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나름 유명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버젓이 일어나 수많은 회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피해를 당한 모델은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에요”라면서 “(모델이)먼저 고발하게 되면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아 상당히 힘들어져요”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의 디카동호회인 S커뮤니티 사이트에 지난 15일 한 모델이 성추행을 당한 사연을 올렸다. 이 글을 본 한 독자가 도깨비뉴스에 제보했고, 기자가 며칠을 설득한 끝에 어렵게 당사자와 연락이 닿았다.

“사건이 커지길 바라지 않는 마음이었습니다”고 입을 뗀 모델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함에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고 (성추행하는)사진작가도 문제지만 (성추행을)스스럼없이 대하는 일부 모델들에게도 잘못이 있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는 누드 모델을 주로 하는 A 씨(女).

A 씨가 밝힌 ‘사진사들의 공공연한 성추행’은 도가 지나칠 만큼 대단(?)했고, “부당하다”고 입이라도 벙긋하면 그들끼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일거리가 끊겨 생계에 문제가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누드 모델이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부당한 처사는 더욱 많았다고 한다. 소속사도 있지만 일반 모델이 아닌 ‘누드 모델’이라는 구조상 모델들의 몸값이 높아 회사에서는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크게 신경써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추행이 일어나게 될까?

A 씨는 “1~2명의 모델을 불러놓고 여러 명이 찍게 되는 경우는 그러한 일이 거의 없어요. 하려고 해도 못하겠죠”라면서 “1명만 불러놓고 둘이서 찍는 경우가 위험해요. 한 사람이 못오게 됐다고 변명하면 1:1 촬영이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거의 100%입니다”고 말했다.

간혹 그러한 낌새가 들 때도 있단다.

“2명의 작가가 촬영한다고 하면 멈칫하게 되요. 괜히 이상한 생각을 먼저 하게 되죠. 그런데 누드 모델이 겨울에 일이 없다보니 좀 막막하거든요. 수 개월 동안 모델을 거의 하지 못하니 들어오게 되면 이상한 낌새가 들어도 일단 나가보게 되요. 그럼 거의 90%이상 그러한 일을 당하게 되요.”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A 씨를 개인 스튜디오로 불러 가보니 계약과는 다른 환경이었던 것. 다수 사진사들의 촬영인 줄 알았는데 혼자서 모델을 부른 것이다. 1:1 촬영. 이런 경우라도 높아진 비용은 고스란히 혼자서 전부 지불해야만 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본 촬영에 들어가자 본색을 드러내는 사진사.

황당하고 분한 마음에 욕이라도 해줄까 하다가도 그냥 옷가지를 챙겨 부랴부랴 뛰쳐나왔다. 등 뒤에서는 정말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황당한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널 왜 비싼 돈 주고 불렀겠냐. 그냥 사진만 찍을 거 같으면…. 알고 왔으면서도 그 XX하는 건 뭐냐 기분 나쁘게 에이 퉤~.”

그렇지만 A 씨는 이렇듯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진사들만 나무라지 않는다. 그런 것을 은근히 즐기고 바라는 일부 모델들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날린다.

“정말 지극히 일부의 이야기에요. 그런데 누드 모델을 하고 성추행인 줄 알면서 또는 흔히 얘기하는 2차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진행을 하는 모델도 있어요”라면서 “그렇게 해주니까 사진사들이 누드 모델을 그렇게 보는 경향도 있어요. 스스로 자기 몸 망쳐가며 멀쩡한 모델들까지 욕보이는 일도 많거든요. 모델들도 정신 차려야 해요.”

A 씨는 자신의 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누드 모델을 하게 됐고, 그렇게 찍힌 자신의 사진을 들고 다니며 자랑도 한다. 그랬기에 그나마 오랫동안 누드 모델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간혹 에로배우나 성인연극을 하는 사람들이 부업으로 누드 모델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A 씨는 장사를 하다가 우연히 접한 기회에 모델 일을 하게 된 일반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 씨에게 “그러한 일을 당하면 왜 고발을 하거나 신고를 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몇년 전에 지방에서 그러한 일을 겪어 이미 고소 고발하고 법원에서 이기기도 했습니다. 그런 덕분에(?) 그 지방에서는 이제 일을 못하게 됐죠.”

괜히 가슴 아픈 구석을 건드렸는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이렇게 자세한 사연은 아니지만 A 씨는 성추행 당한 일과 함께 자칫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일부 ‘사진사와 모델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짤막한 글을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모델 성추행과 관련해 동호회 회원들의 반응 캡처.
모델 성추행과 관련해 동호회 회원들의 반응 캡처.
회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으이구. 니들이 그러고도 찍새 자격이나 있냐 ▼신고하고 고발해 버려라 ▼아주 콩밥을 먹여야 한다 ▼지금도 분명 뜨끔한 사람 있을 듯 ▼내가 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등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한 네티즌은 “모델들에게 사심을 품은 사진사들. 특히 누드 모델을 여자로 보면 일이 안될텐데 사진사라고 할 수 있나”라면서 “본능적인 충동이야 감안하더라도 이건 아무리 봐도 진사가 아니라 진상이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스튜디오에서 딴 생각만 하는 일부 찍새들. 감옥에서 맘 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시죠”라고 말해 무거운 분위기를 센스있게 큰 웃음으로 바꾸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A 씨의 용기’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지만 다른 회원들이 말끔히 ‘처리’해 줬다.

많은 회원들의 응원과 격려에 힘이 날만도 할텐데 A 씨의 반응이 궁금했다.

“많은 회원들의 격려가 상당히 힘이 됐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글을 올려놓고 무서워서 댓글을 못 읽겠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누드 모델들과 벌어지는 이러한 일들이 상당히 많은데 몰랐다, 처음 알았다고 한 분들이 많아서 되려 깜짝 놀랐습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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