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단독]300명 발묶인 백령도 여객선에 무슨 일이…

  • 동아일보

“되싣고 올 승객 적다고 배 안 띄워” vs “풍랑주의보 해제 뒤에도 통제 계속”

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5시간 거리인 백령도에 들어가면 기상악화를 이유로 여객선 운항이 수시로 중단되는 바람에 섬에 며칠씩 발이 묶이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꼭 날씨 탓만 아니라 고객편의보다 수익을 우선으로 한 여객선사의 태도 때문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서해5도서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18, 19일 백령도에 있었던 시민들도 이런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윤길 옹진군수 일행도 천안함 폭침 2년을 맞아 백령도에 갔다 18일 돌아오려 했으나 결국 이틀을 더 머물게 됐다. 조 군수는 “19일 오전 7시경 풍랑주의보가 해제돼 바닷물이 잔잔해졌지만, 여객선 운항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백령도 해병대원 면회를 온 시민과 관광객, 섬 주민 300여 명이 배를 기다렸지만 결국 이날 운항이 이뤄지지 않고 20일부터 운항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백령도에 있던 다른 시민은 “시민 편의를 먼저 생각한다면 예정 운항시간을 약간 넘기더라도 여객선을 운항했어야 했다”며 “연안부두에 고객이 별로 없으니 선사들끼리 담합해 날씨를 핑계로 운항을 미리 포기한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백령도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는 2개였으며, 승객 30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초쾌속선(300t급)을 오전 8시에 백령도와 연안부두에서 각각 출항시켜야 했다. 여객선 1척씩이 하루 1회 왕복 교차 운항해야 했는데, 이날 새벽까지 발효됐다 오전 7시 해제된 풍랑주의보를 이유로 하루 내내 운항하지 않았던 것.

인천해양항만청 선사관리 담당자는 “인천 다른 항로의 경우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면 승객 편의를 위해 운항시간 변경 승인을 받은 뒤 운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령항로를 운항하는 청해진해운의 A 주임은 “19일 오전 7시 풍랑주의보가 해제되긴 했지만, 먼 바다에서 파고가 3m 이상이어서 당일 오후 1시까지 해경 운항상황실로부터 운항 통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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