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검사가 경찰청장에 ‘땀이나 빼라’니… 고소장 모두 진실… 대질-맞짱토론 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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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고소 경찰, 내부게시판 글

“대한민국 검사로서 진실하고 당당하다면 경찰 조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모욕 및 직권남용 혐의로 현직 검사를 고소한 밀양경찰서 정모 경위(29)가 17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최근 심경을 적은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 경위는 이 글에서 “피고소인(박모 검사)과 대질을 하든지,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조사를 받든지, 카메라 앞에서 맞짱 토론을 하든 당당히 진실을 밝히자”며 박 검사에게 향후 경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현재 고소 내용의 진위를 확인 중이며 박 검사에 대한 조사는 아직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정 경위는 이어 “사건 당일 검사실에 들어가서 검사님께 인사를 한 이후 검사실을 나오는 그 순간까지 그 검사님과 단 한마디 대화도 나눈 사실이 없기 때문에 검찰의 공식발표가 얼마나 허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당시 박 검사의 소속기관인 창원지검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검사와 정 경위가 수사 방법에 이견이 있어 서로 언성을 높이게 됐을 뿐 폭언이나 모욕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경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며칠 전 경찰과 격론을 주고받은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겨냥해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차장검사님께서 ‘고소장이면 다 진실이냐. 인권의 ‘ㅇ’자나 아는 놈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고소장 전부 진실 맞습니다”라며 “피의자에 대한 인권의식은 차장검사님보다 절대 뒤처지지 않음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속한 조직의 수장인 조현오 청장을 어떻게 ‘목욕탕에서 땀이나 빼라’는 막말로 모욕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차장은 “검찰은 문제 경찰을, 경찰은 문제 검찰을 잡아들이면 두 조직 모두 깨끗해진다”는 조 청장의 발언에 대해 “목욕탕에 갔으면 땀이나 빼면 되지 왜 딴소리냐”며 맞받아쳤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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