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前총장 “민원 듣는 차원서 이국철 만나”

  • 동아일보

“1심재판 끝난 시기” 해명… 구속 문대표와 친분 인정

김준규 전 검찰총장(사진)이 총장 재임 시기인 올해 초 이국철 SLS그룹 회장(49·구속 기소)과 만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검찰총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만났을 뿐 부적절한 거래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김 전 총장은 1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초 서울 강남 지역의 한 레스토랑에서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42·구속 기소) 주선으로 이 회장과 만나 한 차례 식사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SLS그룹 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이 있었고 검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지 대응하기 위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만났다”고 덧붙였다. 당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검찰 개혁을 추진할 때였던 데다 “검찰 수사로 SLS가 무너졌다”는 소문이 돌아 향후 일어날 파장을 미리 판단하기 위해 만났다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문 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김 전 총장은 “집안 사람 소개로 고검장 때부터 알고 지냈던 문 대표로부터 이 회장이 너무 억울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 회장의 1심 재판이 끝난 것을 확인하고 민원을 들어주는 차원에서 만나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의 얘기를 들어 보니 당사자에게는 억울한 얘기였지만 증거가 전혀 없어 범죄 정보로서 가치는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장은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문서로만 보고받는 ‘뒷방 거사(居士)’가 아닌데 직접 여러 사람을 만나 얘기하고 들어야 한다”며 “내 명함에도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순시 때 만난 시민들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를 놓고 검찰총장이 마치 이상한 뒷거래를 한 것처럼 보도해 검찰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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