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선원들 손도끼 갈고리 낫 들고 극렬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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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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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이 전한 ‘단속 전쟁터’

압송되는 中선장 12일 오후 한국 해경 살해 용의자인 중국인 청다웨이 선장이 인천해양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압송되는 中선장 12일 오후 한국 해경 살해 용의자인 중국인 청다웨이 선장이 인천해양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한마디로 해적과 맞붙은 전쟁터 같았어요.”

12일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넘어 불법조업에 나선 66t급 중국어선 나포작전에 참가했다가 이청호 경장(40)을 잃고 이날 밤 12시 무렵 인천해경부두로 돌아온 3005함 특공대원들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당시 망망대해에서 컴컴한 어둠을 뚫고 투입된 나포작전 현장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전쟁터와 다름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공대원인 장성원 순경(34)은 “나포 현장에 도착해 중국어선에 라이트를 비추며 마이크로 정선명령을 내렸지만 불응했다”며 “중국어선에 고속단정을 접근시키자 선상에 있던 중국 선원들이 일제히 몰려와 손도끼와 갈고리 낫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극렬하게 저항했다”고 숨 가빴던 작전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남형권 경장(28)은 “갑판에 섬광탄을 터뜨리고 중국어선에 뛰어올라 선원 9명 가운데 8명을 제압했으나 중국인 선장만이 조타실에 남아 문을 걸어 잠근 채 격렬하게 저항했다”며 “이 경장이 선장을 제압하기 위해 제일 먼저 조타실에 들어가다가 흉기에 찔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해경 정태경 경비과장은 “나포작전 도중에 중국어선이 배를 돌려 공해나 중국해역으로 도주하는 경우가 많아 조타실을 장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나포작전의 베테랑인 이 경장이 솔선수범하다가 화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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