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우울증 신부에 감동…” 김중호 신부 후원문의 쇄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이제 알게돼 부끄럽습니다”

본보 12월 7일자 A1면.
본보 12월 7일자 A1면.
‘위대한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평생 국내외 빈민촌을 찾아다니며 무료 의료봉사를 해온 김중호 신부(72)가 은퇴 직후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격려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본보 7일자 A1·3면 의사 신부의 ‘거룩한 우울증’

이들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새삼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 김 신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우울증으로 투병 중인 김 신부가 어서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인술을 펼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금전적 후원을 희망하는 단체나 개인도 많았다.

재단법인 ‘권정순 재단’은 김 신부와 가톨릭학원이 운영하는 ‘국제의료봉사단’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권정순 재단은 동해금속 서동해 회장이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이 많던 부인(고 권정순 씨)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재단 관계자는 “서 회장이 기사를 읽고 김 신부님을 도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색해 보라고 지시했다”며 “다음 주에 이사회를 열고 구체적인 후원 금액과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의 일대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출판사도 줄을 이었다. 위즈덤하우스 측은 “기사 제목처럼 ‘거룩한 우울증’에 걸리신 신부님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고 싶다”고 의사를 전해왔다. 문예춘추사 한승수 대표도 “김 신부님의 훈훈하고 감동적인 사연을 읽고 가슴이 따뜻해졌다”며 “신부님께서 허락하신다면 평생 이어오신 봉사와 나눔에 대한 삶을 단행본으로라도 꼭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인의 후원의사 표명도 이어졌다. 끝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독자는 “이처럼 훌륭하신 분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신부님과 가족들의 뜻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기 위해 늦었지만 후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1977년 김 신부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은 가톨릭 신자라는 이미숙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락을 해왔다. 그는 “34년 전 내 기억 속 신부님은 젊고 패기 있는 분이셨다”며 “신부님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후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은지 대불대 관광외국어학과 교수(59·여)는 “나는 사실 가톨릭은 아니고 개신교 신자이지만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위대한 업적을 세운 신부님께 조금이나마 정성을 표하고 싶다”며 “매달 월급 중 일부를 가톨릭학원에 후원하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충북 제천에 사는 유광형 씨(65)는 “돌아가신 이태석 신부님만큼 좋은 일 해오신 분이 또 계시다는 소식에 눈물이 핑 돌았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김 신부 앞으로 들어오는 인세를 막내동생 남희 씨(62·여)가 장학기금으로 모으고 있다는 소식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김 신부가 예전에 썼던 책 제목을 문의해 온 독자도 있었다.

김 신부의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지원해 온 가톨릭학원은 김 신부가 은퇴한 뒤로도 국제의료봉사단을 계속 운영 중이다. 성직자인 김 신부는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톨릭학원 사회복지법인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로 후원하면 된다.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801-429414, 문의 전화 02-2258-8341∼2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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