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한국의 2060년… 지하철 절반은 노약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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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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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발표

50년 뒤인 2060년, 한국은 거리를 걷는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고 1명만 15세 미만의 유소년이다. 2010년 798만 명이던 유소년이 447만 명으로 감소하고, 청소년(9~24세) 인구도 1000만 명에서 501만 명으로 절반이나 줄어든다. 교실은 텅텅 비면서 학교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는 노인들을 위한 병원 등 요양시설과 공원이 들어선다.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영향으로 206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중 절반이 14세 이하 유소년과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가능인구(15~65세)가 전체 인구의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한국 경제는 빠르게 활력을 잃는다.

●'노인이 재앙이 시작되나'

7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10년 4941만 명에서 2030년 5216만 명까지 늘어난 뒤 2060년에는 1992년 수준인 4396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0년 1.23명인 합계출산율이 2060년 1.42명까지 증가하고, 기대수명은 2060년 남녀가 각각 86.6세, 90.3세에 도달할 것으로 가정하고 나온 결과다.
50년 전인 1960년만 해도 전체 인구 중 연령별 비중은 △생산가능인구 54.8% △유소년 42.3% △노인(65세 이상) 2.9%의 순이었다.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성장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확산은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1990년만 해도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은 유소년이었고, 노인은 2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인 인구는 2010년 545만 명(11%)에서 2060년에는 세 배 이상으로 늘어 1762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소년 인구는 2010년 798만 명에서 2060년 447만 명으로 급감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빠른 편이다. 주요 14개국 가운데 2010년 현재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인도(4.9%)와 중국(8.2%) 다음으로 낮지만 2060년엔 한국이 41.1%로 치솟아 주요 14개국 가운데 최고가 된다. 전통적인 장수 국가인 일본(35.1%)보다도 고령인구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인구정점 2018년에서 2030년으로 늦춰져

급격한 고령화를 막는 것은 현재 상태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1984년을 기점으로 출산율은 2명대에서 1명대로 떨어지는 등 20년 넘게 저출산 흐름이 유지됐고 노인들의 수명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령화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통계청은 2060년 출산율이 1.79명으로 높아지고 해외인구 유입이 늘면 총인구는 2041년 5715만 명으로 정점이 된뒤 2060년에는 5478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출산율이 1.01명까지 떨어지고 기대수명이 낮아질 경우 인구정점은 2016년(5002만 명)으로 당겨지고, 2060년 총인구는 3447만 명(1974년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통계청이 2006년 발표한 결과와 비교하면 지난해 인구는 4941만 명으로 54만 명 많아졌고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2018년에서 2030년으로 12년 늦춰졌다. 서운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05년 1.12명이던 출산율이 지난해 1.23명으로 개선됐고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국제인구 순유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5년 전과 달라진 인구추계로 인해 각종 연기금, 건강보험, 국가 재정 등 장기 계획의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덜 줄면서 국민연금 적립기금 등 각종 연기금의 고갈이 예상보다 앞당겨지지만 인구 감소가 지연되면서 주택수요가 좀 더 완만하게 떨어져 주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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