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친을 건드려?” 여중생 옷 벗기고 집단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17시 21분


코멘트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치근거렸다는 이유로 여중생 1명을 2시간에 걸쳐 집단 폭행해 전치 7주의 상해를 입힌 청소년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 여중생의 옷을 모두 벗기고 폭행한 것은 물론 '버릇을 고쳐준다'며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강제 추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4일 오전 2시경 중랑구 중화동의 한 공원에서 여중생 A 양(15)을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때린 B 양(15) 등 청소년 9명을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A 양은 친구 C 양(15)의 연락을 받고 공원으로 나갔다가 지나가는 B 양 일행과 마주쳤다. 일행 중 D 양(15)이 A 양을 가리키며 "내 남자친구에게 치근거리 애다"라고 말하면서 집단 폭행이 일어났다.

조사 결과 D 양이 일행에게 "내 남자친구인 E 군(18)이 A 양과 손을 잡고 다니는 걸 봤다"라고 말하자 A 양과 안면이 없는 B 양은 "내가 널 대신해 손을 봐주겠다"며 A 양에게 달려들었다. 나머지 6명도 일제히 A 양을 에워싸고 폭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7명이 동시에 2시간에 걸쳐 A 양의 배와 얼굴을 때리는 등 실신할 때까지 폭행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A 양의 옷을 모두 벗기고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양의 친구인 C 양도 A 양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C 양은 경찰에서 "친구라서 때리고 싶지 않았지만 함께 때리지 않으면 평소에 알고 지내던 B 양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 도와주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폭행이 이어진 2시간 동안 D 양의 남자친구인 E 군은 "이렇게 때려야 더 아프다. 때리는 게 시원치 않으니 뛰어오른 뒤 발로 밟아라"라고 말하는 등 폭행을 부추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폭행 주동자인 B 양은 "이번에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아야 한다"며 나머지 청소년 8명이 보는 앞에서 인근에 버려진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강제추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시간 동안 폭행당한 A 양은 사건 당일 입원해 21일 현재까지 입원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추행까지 당한 A 양은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져 아무도 만나려하지 않는 상태"라며 "같은 여학생이 주동했다는 데 더 큰 충격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