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유세中 ‘한 말씀’에 바빠진 서울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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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장후보 언급한 기관에 수년전 업무추진비까지 감사

오세훈 시장의 사퇴 이후 한동안 일손을 놓고 있던 서울시가 분주하다. 새 시장이 확정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취임식과 업무보고를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두 후보가 집중적으로 언급한 분야일수록 세밀한 보고서를 만드느라 부산하다. 여기에다 서울시는 각 후보가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한 산하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며 ‘사전 충성’하는 모습까지 보여 조직 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에 닥친 최우선 과제는 취임식이다. 보궐선거 다음 날인 27일부터 새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공식 취임식을 열 계획이다. 당선자 측 의견이 중요하겠지만 취임식을 열 만한 공간을 당선 며칠 내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사전 작업이 필수다. 실내에서 하려면 세종문화회관, 실외라면 서울광장이 유력한 후보지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31일 취임식이 가능하고 서울광장은 11월 1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당선자 측과 가장 먼저 이 부분을 협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당선자 측이 제3의 장소를 원할 것에 대비해 서너 곳의 후보지까지 물색하고 있다.

서울시 주요 부서와 산하기관은 이번 주부터 새 시장을 위한 업무보고서 작성에 돌입했다. 특히 박 후보로부터 전시성 사업, 토건 사업으로 지목된 관련 부서와 기관이 분주하다. 한 산하 기관 관계자는 “강한 톤으로 비판받긴 했지만 어느 후보든 취임 이후 실상을 정확히 보고 받으면 다소 달라지지 않겠나”라며 “힘은 들지만 새 시장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체적 수치와 성과, 대안을 세밀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후보들로부터 부채 규모가 크다거나 정책을 잘못 수행했다고 지적받은 산하 기관 몇 곳에 대해 수년 전의 업무추진비 사용명세까지 들춰보며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후보들의 비판이 집중된 기관을 미리 혼내 새 시장에게 칭찬 받으려는 ‘사전 충성파’의 과잉반응”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아예 산하 기관장을 최대한 빨리 교체할 수 있도록 공모 계획을 마련한 부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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