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2012 ‘쉬운 수능’ 최대 화두… ‘매력적 오답’에 현혹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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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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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오답.’ 이는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끝난 뒤 수험생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만든 화두다. ‘쉬운 수능’ 방침에 따라 전체적으론 평이하게 출제된 가운데, 수험생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한두 문제로 변별력을 확보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오답이란 학생들이 쉽게 정답으로 오인하고 선택할 만큼 치밀하게 ‘함정’이 숨어 있는 선택지를 말한다. 올해 수능이 사상 최고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국 매력적인 오답을 극복해내느냐 여부에 따라 1, 2점 차이로 대입의 당락이 판가름 날 공산이 커진 것. 특히 언어와 외국어영역은 지문이나 문제에 딸린 보기 뿐 아니라 선택지의 내용까지 주도면밀하게 살피면서 골라야 하므로 매력적인 오답에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

매력적인 오답, 어찌하면 가려낼까. 단순히 선택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만으론 피해갈 수 없다. 매력적인 오답의 유형을 파악하고 왜 그런 함정에 빠지기 쉬운지를 미리 알아놔야 한다. 올해 9월 모의평가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 기출문제를 통해 매력적인 오답의 대표 유형을 알아보자. 매력적인 오답의 ‘치명적 유혹’에서 벗어날 전략도 알아보자.》
○ 옳은 정보와 잘못된 정보가 뒤섞인 유형
→ “선택지를 세분화해 판별하라!”

언어영역에선 대부분 선택지에 두 개 이상의 정보가 담긴다. 예를 들어 ‘내적 독백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지연시키고 있다’라는 선택지 문장엔 △내적 독백 △시간의 흐름 △지연시키다 등 크게 세 가지 정보가 있는 것.

이때 매력적인 오답은 하나의 선택지 안에 옳은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살짝 섞어놓는다. 선택지 내용을 꼼꼼히 따지지 않은 채 옳은 정보에만 집중해 답으로 고를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 특히 지문을 보지 못한 채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듣기평가에서는 자칫 이런 오답을 선택하기 쉽다.

언어영역 4번 문항이 대표적. 개화기 활동했던 김준근 화가의 풍속화전을 기획한 미술관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을 들려준 뒤 ‘이 기획전의 포스터에 들어갈 적합한 문구’를 물었다. 수험생 10명 중 3명이 ‘어느 민속학자의 그림,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다’란 내용의 1번 선택지를 골랐다. 하지만 이는 오답.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다’라는 정보는 옳은 정보였지만, ‘어느 민속학자의 그림’이란 정보는 그른 정보였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용에서 김준근은 민속학자가 아닌 화가라고 언급된 것. 많은 수험생이 ‘풍속화전’이란 단어가 주는 선입견 탓에 김준근을 당연히 ‘민속학자’라 여긴 것이다.

선택지의 정보를 세분화해 판별하자. 위 선택지의 경우 ‘어느 민속학자의 그림’,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다’의 세 부분으로 나눈 뒤 각 정보가 옳은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이때 선택지 내 맞는 부분에는 ‘○’, 틀린 부분에는 ‘X’, 판단이 되지 않는 부분에는 ‘△’ 표시를 해두면 오답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① 201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언어영역 4번
인터뷰의 내용을 통해 볼 때, 전시회 포스터의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인터뷰 내용>

여: 여기는 김준근 풍속화전이 열리고 있는 한국 미술관입니다. 오늘은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신 한국미술관 관장님을 모시고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관장님.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김준근은 어떤 화가입니까?
남: 네, 김준근은 개화기에 활동했던 화가입니다.……(후략)……

정답: ②옛 그림으로 감상하는, 개화기 조선인의 삶의 모습
매력적인 오답: ①어느 민속학자의 그림,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다.

○ 핵심단어와 닮은 함정 단어가 포함된 유형
→ “핵심단어보다 뒤 문장에 주목하라!”


외국어영역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유형으로 꼽히는 ‘빈칸추론’. 대부분 학생은 빈칸에 어떤 의미를 가진 문장이 들어가야 할까를 먼저 추론한 뒤 이와 연관되는 핵심 단어가 들어있는 선택지를 주저 없이 고른다. 이런 풀이방식이 빠르고 효율적이라 여기기 때문. 하지만 이때 선택지에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핵심 단어를 살짝 넣어 놓으면 십중팔구 함정에 빠진다.

외국어영역 28번 문항을 보자. 제시된 지문의 골자는 ‘기초과학으로 자연의 질서를 밝혀낼 새로운 해법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의 원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다소 추상적인 내용. 지문 중간 ‘With each new solution’으로 시작되는 문장의 뒷부분에 들어갈 말을 찾는 문제였다.

가장 많은 학생(29.7%)이 ‘old solution’이란 단어가 들어간 선택지 5번을 골라 틀렸다. 앞서 나온 ‘new solution’이란 단어와 대척점에 있는 단어가 핵심 단어라고 지레 판단해 ‘old solution’이란 표현이 담긴 선택지를 무조건 선택해버렸기 때문이다. 지문을 더 꼼꼼히 살펴봤어야 했다. 지문 어디에도 ‘old solution’과 관련된 내용은 등장하지 않은 것.

키워드 위주의 성급한 선택을 자제하라. 차분히 앞뒤 문장을 이어 읽으며 문맥을 살펴야 한다. 많은 경우 빈칸에 나와야 할 부분이 지문의 핵심 내용이다. 따라서 빈칸 바로 다음에 나오는 문장은 빈칸의 내용을 부연 설명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가 고른 선택지를 빈칸에 넣은 뒤 바로 뒤 문장과 연결해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앞뒤 문장이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미 매력적인 오답에 빠진 것이다.

② 201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외국어영역 28번
……(생략)…… With each new solution, ___________________________. As with
a crossword, so with the physical universe, we find that the solutions to independent clues link together in a consistent and supportive way to form a coherentunity, so that the more clues we solve, the easier we find it to fill in the missing features.

정답: ②we glimpse a bit more of the overall pattern of nature
매력적인 오답: ⑤we crack the cosmic codes by one, replacing an old solution with the new one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도움말 :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 양재정 강남청솔학원 언어영역 강사,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한창수 강남청솔학원 외국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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