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람’ 정치권 요동]서울대 “부임 석달만에 떠나나” 당혹

  • 동아일보

“적임자 모셔 기뻤는데…” 安 출마설에 뒤숭숭

서울대는 올해 6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대원) 원장으로 부임한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원장은 6월 1일 융대원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같은 달 9일 원장에 임명됐다. 원장 임기는 2013년 6월까지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5일 “안 원장에게서 출마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재영 서울대 교무부처장은 “융합과학이라는 새 학문 분야를 이끌어가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안 교수를 삼고초려 끝에 스카우트했고 당시 여러 사람이 기뻐했다”며 “출마 검토 소식을 들은 학내 구성원의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대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관련자들도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도 상황을 잘 모르고 있어 답답하다”며 기자에게 “정말 출마하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융대원 윤의준 부원장도 “안 원장이 최근까지도 교수회의나 학과장회의 등에 잘 참석해 왔는데 그런 소식을 듣게 돼 당혹스럽다”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 말고는 들은 것이 없다”고 했다. 강남준 디지털정보융합학과 학과장은 “안 원장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학과장인 나도 연락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정치학과 대학원생인 국승민 씨(28)는 “안 원장이 서울대 교수로 활약할 모습에 기대가 많았는데 금세 떠나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융대원 측은 안 원장이 참석하는 6일 학과장회의를 취소할 예정이다. 윤 부원장은 “논의할 의제가 없어 열지 않는 것이며 안 원장의 출마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융대원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이 쏠려 있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대는 교수가 공직에 출마할 때 반드시 사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어서 안 원장이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교수직을 유지할 수는 있다. 다만 안 원장이 자신의 출마로 인해 학교에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이번 학기에 강의를 맡지 않았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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