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고 2학년 최두영 군(왼쪽)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퍼스널 헬스트레이너 김진 씨를 인터뷰했다. 최 군은 김 씨와 함께 ‘공부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체험한 뒤 포즈를 취했다.
충북고 2학년 최두영 군(17·사진 왼쪽)은 헬스 마니아다. 학교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서 밤 12시까지 공부를 더한 뒤 그의 발걸음은 근처 헬스클럽을 향한다. 매일 1시간 이상 땀을 흘린 뒤에야 잠자리에 든다. 180cm의 키에다 한때 60kg 체중으로 다소 왜소한 편이었던 최 군. 하지만 고1 때 헬스를 시작한 뒤로 근육이 붙어 몸무게가 70kg까지 늘었다. 달라진 몸을 보며 자신감을 얻어 성적도 올랐다는 그는 학교에서 ‘헬스 전도사’로 통한다.
최 군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일대일 트레이닝 헬스클럽인 ‘다이하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퍼스널 헬스트레이너 김진 씨(32)를 만났다. 김 씨는 카라, 엠블랙, 엄정화, 이선균 등 인기 아이돌 그룹과 스타들의 멋진 몸매를 만든 인물.
○ “한 사람을 위한 ‘운동 레시피’ 만들어요”
“퍼스널 헬스트레이너는 개개인에게 꼭 맞는 운동법부터 식단까지 건강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요. 1000명을 가르칠 경우 1000개의 각기 다른 프로그램이 탄생합니다.”(김 씨)
한양대 생활체육학과에서 보디빌딩을 전공한 김 씨는 체육교사, 스노보드 선수 등 운동과 관련된 꿈이 많았다. 대학 때 수업을 듣는 시간 외에는 헬스클럽 상담사와 스노보드 강사로 일하며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그러던 2002년, 시련이 찾아왔다. 스노보드대회를 준비하며 점프 연습을 하다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의사는 그에게 “치료가 잘 되면 가볍게 뛸 수는 있겠지만 격한 운동은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연골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무릎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죽고 싶었어요. 제가 꿈꿔 왔던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일하다 쓰러져서 죽자’고 말이죠.”
김 씨는 몇 차례 낙방한 끝에 한 유명 헬스클럽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정말 ‘죽을 듯이’ 일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쉬지 않고 사람들에게 운동을 가르쳤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일하면서 식사 대용 셰이크를 마셨다. 잠은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경차에서 3시간 정도 눈을 붙이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3년을 일했다. 억대 연봉과 스타트레이너라는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눈은 늘 충혈돼 있었고 수시로 코피가 났어요. 하지만 죽기는커녕 3년 동안 한 번도 안 쓰러지더라고요(웃음). 이전까지 스스로 한계를 정해놨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최고의 퍼스널 헬스트레이너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품는 계기였어요.”
○ 피자, 치킨? No! 철저한 자기관리가 생명
헬스트레이너는 국가공인 ‘생활체육지도자 3급 보디빌딩’ 자격증을 따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자격증 시험은 서류, 필기, 실기, 연수 과정을 거친다.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며 경험을 쌓은 뒤 퍼스널 헬스트레이너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각종 트레이닝 관련 아카데미 코스를 밟거나 사설 자격증을 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육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공인 자격시험은 볼 수 있다.
하지만 김 씨는 “퍼스널 헬스트레이너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체육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영양학, 심리학, 해부학, 운동역학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다.
“퍼스널 헬스트레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은 뭔가요?” 최 군의 질문에 김 씨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첫째로 꼽았다. 자기 몸부터 제대로 관리할 수 있어야 사람들에게 믿음을 준다는 것. 실제로 김 씨는 몸 관리를 위해 지난 8년간 피자, 치킨, 라면 같은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소통능력도 중요해요. 헬스트레이너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전달능력을 키우기 위해 발음과 발성연습은 물론이고 각종 제스처를 연습할 필요도 있어요.” 김 씨는 퍼스널 헬스트레이너의 전망을 밝게 봤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이 몸을 잘 움직이려고 하지 않아 건강은 더 위협받을 수 있어요.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의학도 중요하지만 아프기 전에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퍼스널 헬스트레이너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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