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의 파격’… 고졸-지방대서 100명 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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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공채 150명의 67%
대학입학땐 모든 학비 지원… 졸업후엔 대졸과 동등 대우

내년에 입사하는 산업은행의 공채 신입행원 3명 중 2명이 고졸 출신이나 지방대생으로 채워진다. 산업은행이 고졸 행원을 채용하는 것은 1997년 이후 15년 만이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고졸 채용이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다른 업종에서도 고졸, 지방대생에 대한 채용시장 문호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월에 있을 150명 규모의 2012년 신입행원 공개채용에서 특성화고 등 고졸 출신과 지방대 출신을 각 50명씩 모두 100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공채를 통해 일반 정규직만 뽑았지만 올해 공채부터는 일반직과 창구직원(텔러)을 함께 선발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졸 출신 신입행원에게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정규대학 과정을 마칠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입학금과 등록금 등 모든 학비는 산업은행이 부담하며 대학을 마친 행원은 대졸 출신 행원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방대 출신자는 지방점포에 장기 근무하게 해 지역전문가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지방점포 신설과 확충이 필요하게 됐고, 지방점포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 인재의 역할이 크다고 산업은행 측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채부터 원서 접수 등 채용업무는 지역본부별로 진행하고, 장기적으로 고졸자를 포함한 지방 출신 인재를 전체의 50% 수준으로 늘려 나갈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2004년부터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지방 출신을 우대해 왔지만 매년 지방대생의 입사는 전체의 5∼10%에 그쳤다.

산업은행이 고졸자와 지방대생을 배려해 파격적으로 채용하려는 데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강 회장은 “고령화시대에 고졸자의 취업이 증가함으로써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며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는데도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지역 사정에 밝은 지방대 출신자를 이용해 수신 기반 확보에 기여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라고 덧붙였다.

최근 은행권은 고졸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텔러직 공채에서 특성화고 출신 20명을 뽑았다. 국민은행도 4월 말 특성화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통해 8명을 채용했다. 한편 시중은행장들은 11일 은행연합회 이사회 정례모임에서 고졸 행원을 더 많이 뽑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해 은행권의 고졸 채용 바람이 일과성 행사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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