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톡 PC버전 나왔어요”… 알고보니 돈 빼가는 ‘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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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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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땐 상품권 무료” 유혹… 인증하면 1만1000원 결제신상정보 유출피해 쏟아져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의 PC용 버전(사진)으로 위장한 해킹프로그램으로 가입자들의 개인 정보와 돈을 빼간 피싱사이트가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카카오톡은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에만 1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10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문제의 홈페이지는 카카오톡 실제 홈페이지 주소인 ‘kakao.com’과 유사한 ‘kakao.ez.to’라는 주소로 개설됐다. 홈페이지의 디자인과 글씨체도 실제 홈페이지와 비슷해 피해자들은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이 사이트는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PC 버전 출시를 기념해 7월 31일까지 신규 회원에게 문화상품권 1만1000원을 제공한다’는 안내창을 띄워 방문자들로부터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했다. 결국 입력창에 개인정보와 인증번호를 넣어 전송하면 휴대전화에서 1만1000원이 결제되도록 해 돈을 빼내간 것이다. 경찰은 “공짜라는 말에 현혹돼 피해를 본 것 같다”며 “돈을 빼앗긴 것보다 개인정보 유출이 더 큰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는 이달 들어서만 해당 사이트와 관련한 피해신고가 4건 이상 접수된 상태. 디시인사이드 등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기인 줄 모르고 결제했다.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나’ ‘신상 정보가 유출돼 걱정이다’라는 피해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해당 사이트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차단됐지만 경찰은 이들이 새로운 도메인을 만들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일 소지가 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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