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버스기사 폭행해도 승객들 ‘나몰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6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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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서 시내버스 기사 취객에 맞아 전치 2주 상처

운행 중인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취객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으나 승객들이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6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시 50분 경 순천시 송광면 오봉리 마을도로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모(56) 씨가 술에 취한 승객 김모(60) 씨에게 주먹과 발로 얼굴과 가슴 등을 수십 차례 폭행당해, 차량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이 씨가 전치2주의 상처를 입었다.

버스 뒷좌석에 앉아있던 김 씨는 앞쪽으로 걸어 나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기사 이씨가 "위험하니 앉으라"고 제지했다는 이유로 각각 주먹과 발로 이 씨의 얼굴 등을 20여 차례 때리고, 목과 가슴 등도 10여 차례 구타했다.

특히 당시 차안에는 5-6명의 승객이 있었으나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가해자 김 씨는 술에 취해 자신의 행동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다가 버스안에 설치된 CCTV에 당시 상황이 녹화된 영상을 보고서야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승객 대부분이 농촌마을에 사는 연로한 분들이어서 선뜻 말리려 들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되며, 특별한 악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시내버스 기사 폭행 사건에 대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반사회적인 중대한 범죄로 판단, 이날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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