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세훈 시장-오말리 美 메릴랜드 주지사 ‘마곡 바이오단지 개발’ 대담

오세훈 “땅값 싸고 공항 접근성 강점”
오말리 “동서양 의학 결합 산업 유망”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마틴 오말리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7일 오후 마곡지구 내 바이오 산업단지 조성방안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북촌 한옥마을 우리빛깔 공방에서 제작한 한복을 입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시가 강서구 마곡지구에 추진 중인 바이오산업단지에 미국 메릴랜드 주의 주요 연구개발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50)과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48)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대담을 갖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생물 고유 기능을 활용해 산업화하는 바이오산업은 공해 없이 고부가가치를 이루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한미 두 나라에서 차세대 대통령 후보군으로 꼽히는 두 단체장은 바이오산업의 교류 협력을 통해 한미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두 단체장이 대담에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는 현재 존스홉킨스대와 서울시내 4개 대학이 공동으로 마곡지구에 의료용 로봇 개발연구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찰떡궁합’

▽오 시장=서울시는 마곡지구 바이오단지 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앞서 개발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정보기술과 미디어 분야로 특화시켜 성공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용지 공급가가 주변 시세보다 30%가량 낮게 책정될 예정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공항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오말리 주지사=미국 내에서 면적으로 보면 메릴랜드 주는 중간 수준이지만 바이오산업 분야만큼은 ‘넘버 원’이다. 존스홉킨스대를 비롯한 세계적 바이오 연구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도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서울과 메릴랜드는 장점이 많다. 두 지역이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오말리=이번에 제이 퍼먼 메릴랜드대 총장과 패멀라 크랜스턴 존스홉킨스대 국제교류원장 등도 함께 한국에 왔다. 주지사뿐 아니라 이분들이 관련 산업 분야의 한국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동서양 전통의학을 결합해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의료산업을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오=장기적으로는 메릴랜드 주 내 핵심 병원을 유치하고 양 지역의 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연구활동을 진행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길 희망한다. 존스홉킨스대, 매릴랜드대 등과 서울시내 주요 대학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방안도 필요하다.

○ 차세대 지도자의 리더십과 한미 관계

▽오=임기 동안에 성과를 내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임기 때보다는 다음 세대, 즉 10년이나 20년 뒤에 필요한 일을 준비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을 놓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오말리=한마디로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중장기적 미래 비전을 구현해나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지금 한미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처럼 특정 산업분야에서 공동 목표를 갖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4월 방미 때 협의하고 곧바로 답방이 성사돼 서울과 메릴랜드의 바이오산업 협력이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바로 한미관계 증진 아니겠는가.

▽오말리=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동안은 안보 중심의 한미관계였다면 이제는 미래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번영을 생각해야 한다.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산업분야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한미 양국의 차이점을 이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