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철 日방사성물질 한반도 유입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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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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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일각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태풍 日상륙 땐 동풍 발생해 위험”

본격적인 태풍 철이 다가오면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에 따른 일본 내 방사성 물질이 태풍에 의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은 중국 쪽에서 일본 쪽으로 부는 편서풍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일본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기상청은 “7일 제1호 태풍 ‘에어리’, 22일 제2호 ‘송다’가 발생하는 등 6월부터 본격적인 태풍 철이 시작된다”며 “앞으로 발생할 태풍으로 일본 내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한반도로 유입될지 영향 분석을 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기상청은 6∼8월에 11, 12개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중 1, 2개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일본으로 북상할 경우 이 힘에 의해 일본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동풍’이 발생한다는 점. 이 동풍을 타고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직접 한반도로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서균렬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태풍 때문에 동풍이 불 경우 이제까지 국내에서 파악된 방사성 물질의 몇십 배가 되는 양이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 후 국내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지만 방사성 요오드 농도는 m³당 최대 0.356mBq(밀리베크렐·3월 28일 기준)으로 일반인 연간 피폭 한도의 3만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향후 태풍으로 방사성 물질이 직접 유입되면 인체에 해로운 농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태풍이 일본 동남해안 부근에 도달하면 태풍 중심부 아래의 바다 수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해수면 높이의 차이가 생기면서 일본 동남쪽 바다에서 한반도로 강한 해수 흐름이 생긴다는 지적도 있다. 이 경우 일본 앞바다로 흘러나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해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기상청은 “태풍으로 인한 각종 기상현상으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확률은 매우 낮으며 유입되더라도 양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이 북상해도 동풍이 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바람은 기압이 낮은 태풍 중심부로 모이기 때문에 바람 방향은 주로 일본 내부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또 태풍은 항상 비를 동반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비에 녹아 내려 한반도에 도달하는 양은 극히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시간당 50∼70mm의 폭우를 동반한 ‘송다’가 30일 오전 후쿠시마 원전 부근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총리보좌관은 이날 “후쿠시마 원전이 태풍으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도쿄전력에 긴급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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