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군기지 고엽제 파문]軍 소식통 “수십년간 각종 폐기물 수거 전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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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서 옮긴 고엽제 부평 캠프 마켓에서 처리”
주한미군도 기록 검토… 오늘 한미 공동조사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캐럴 안에 묻혔던 고엽제 의심 화학물질은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미군기지 캠프 마켓 내 군수품재활용유통처리소(DRMO)로 옮겨져 처리됐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군 소식통들이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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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식통은 “캠프 마켓 안에 있는 DRMO는 미 국방부 직할기관으로 수십 년간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품과 기자재, 폐기물을 수거해 처리해 왔다”며 “1979, 80년 캠프 캐럴에서 반출된 화학물질도 이곳으로 옮겨져 처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한 미8군사령부는 23일 미 육군 공병단의 1992년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1979, 80년 캠프 캐럴 안에 묻혀 있던 ‘특정 물질’이 담긴 드럼통들과 주변 흙 40∼60t을 파내 기지 밖으로 반출해 ‘다른 지역’에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주한미군도 보고서에 언급된 ‘다른 지역’이 캠프 마켓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록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은 1970년대 후반부터 캠프 마켓과 부산 부산진구의 캠프 하야리야 등 2곳에 DRMO를 운영했지만 하야리야는 워낙 규모가 작아 당시 모든 폐기물은 주한미군의 폐기물 처리 규정에 따라 캠프 마켓으로 옮겨져 처리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캠프 마켓의 DRMO에선 일반적인 폐기물뿐만 아니라 미군기지에서 배출된 각종 위험물질의 반입과 처리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캠프 캐럴뿐 아니라 다른 미군기지에서 나온 화학물질도 캠프 마켓으로 옮겨져 처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캠프 마켓은 약 6만6000m² 규모의 DRMO와 함께 정보, 기능, 통신, 공병부대 등을 갖춘 미군기지(총 60여만 m²)로 6·25전쟁 정전 이후 지금의 자리에 주둔해왔다. 부평구와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2009년 캠프 마켓 주변지역의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5개 조사구역 중 3개 구역에서 벤젠 구리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공동조사를 27일 시작한다. 양측은 26일 용산 미군기지에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들이 27일 캠프 캐럴 안팎 10곳에서 지하수를 채취하며 여기에는 미국 측 관계자도 참여한다. 이어 미국 측 전문가 명단이 확정되는 대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다음 주부터 토양조사 등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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