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회장 사전영장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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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오리온그룹 100억대 비자금 조성 지시 혐의
담회장측 “개인재산 160억으로 전액 변제했다”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미술품 매매를 가장해 그룹 비자금을 세탁해 준 혐의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25일 담 회장이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확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담 회장은 부인 이화경 그룹 사장과 함께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경민 씨(구속 기소)와 전 온미디어 대표 김모 씨 등을 통해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조성한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축사업 시행 과정에서 터를 헐값에 팔고 위장계열사 아이팩 임원 급여 등 명목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담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 회장은 총 100억 원대에 이르는 회사 소유 그림을 8억 원 상당의 대여료 없이 자신의 집에 걸어놓은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담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오전 10시 반에 실시된다.

오리온그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횡령 또는 배임 혐의를 두고 있는 160억 원을 범죄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담 회장이 개인 재산으로 전액 변제했다고 해명했다.

또 검찰은 2006년 오리온그룹이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 40억6000만 원을 입금 받아 미술품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숨겨준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홍 씨를 구속 기소했다. 홍 씨는 입금 받은 돈 가운데 16억 원을 시행사와 정상적인 미술품 거래를 한 것처럼 회계 처리한 뒤 허위 계산서를 발급했다.

홍 씨는 지난해 3월 서울지방국세청이 오리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부정 거래를 숨기기 위해 서미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던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도트 페인팅’을 마크힐스 모델하우스에 걸어두기도 했다.

홍 씨는 또 2008년 8월 오리온그룹 계열사 미디어플렉스가 판매를 위탁한 90억 원 상당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스틸 라이프’를 포함한 유명 작품 3점을 담보로 95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이팩이 위탁 판매를 요청한 루돌프 스팅겔의 ‘언타이틀드’ 등 그림 3점을 담보로 80억 원을 대출받는 등 총 193억60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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