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쪽방에 사는 부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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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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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장사하며 이웃에 ‘호떡 온정’… 선행상금 3000만원도 쾌척

선행상 상금을 강릉시에 기탁한 김용자, 김영욱 씨 부부. 강릉시 제공
선행상 상금을 강릉시에 기탁한 김용자, 김영욱 씨 부부. 강릉시 제공
30년 넘게 호떡장사를 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 온 60대 부부가 선행상 상금으로 받은 3000만 원을 또 불우이웃 돕기에 쾌척했다. 김영욱(62·강원 강릉시 홍제동), 김용자 씨(60) 부부는 17일 강릉시를 방문해 최명희 시장에게 저소득층 돕기에 써 달라며 500만 원을 기탁했다. 이들은 나머지 2500만 원도 춘천 애민보육원, 강릉 자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기탁한 돈은 지난달 20일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제정한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과 함께 받은 상금이다. 이 부부는 쪽방에 사는 넉넉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호떡을 만들어준 것이 귀감이 돼 상을 받았다.

이들 부부가 ‘사랑의 호떡’ 만들기를 시작한 것은 2000년. 남편 김 씨는 “우연히 남은 반죽으로 호떡을 만들어 지역 노인들에게 제공했다가 기대 이상의 반응과 큰 보람을 느껴 조금씩 확대하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이라며 “이제는 장사보다 봉사가 생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2009년부터는 아예 차량을 개조해 ‘이동 호떡집’을 만들어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섰다. 전국의 장애인 복지시설 교도소 군부대 등을 방문해 호떡을 만들어주고 있다. 하루 최고 1000개를 만든 적도 있다. 김 씨는 “혼자서 다 먹고 베풀지 않으면 이 사회가 온전히 가겠냐”며 “힘닿을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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