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아이러브스쿨’, 사기분쟁 다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0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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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각광받았던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러브스쿨'의 사기 분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이러브스쿨 창업자 김영삼(43) 씨 등이 2001년 12월 사기 혐의로 고소했던 사업가 정모(49) 씨가 10년 간의 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최근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정 씨는 검찰에 출석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정 씨는 2001년 11월 아이러브스쿨 주식매입 대금을 김 씨에게 지급하지 않고 홍콩으로 출국한 후 해외로 잠적해 지금까지 기소중지 상태에 있었다.

12년 전인 1999년 10월 김 씨 등이 자본금 150만원으로 창업한 아이러브스쿨은 싸이월드와 함께 대표적인 '토종' 커뮤니티 사이트로 꼽히며 급성장했다. '동창생 찾기'를 모티프로 한 이 사이트는 우리사회 특유의 인맥 추구 문화와 맞아떨어지면서 전국에 동창회 열풍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인기가 치솟자 포털사이트 야후가 2000년 8월 아이러브스쿨을 5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경영권 보장을 약속한 국내 한 중소기업 대표에게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 등에 따르면 2000년 9월 창업자 4명은 자신들이 보유한 아이러브스쿨 지분 32%를 정 씨에게 넘기면서 매수대금 160억원을 2001년 1월과 3월에 받기로 계약했으나 정 씨가 대금 지급을 계속 연기했다.

이후 2001년 10월과 2002년 6월에 각각 80억원씩 대금을 갚기로 계약을 다시 했지만 정 씨가 그 중 20억원만 갚고 2001년 11월1일 예고 없이 홍콩으로 출국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정 씨가 개인적으로 빌려간 돈 10억원도 아직 돌려받지 못하는 등 75억원 정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에서 순식간에 빈털터리 신세가 된 김 씨는 주식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20여억원까지 떠안게 되면서 더욱 곤경에 처했다. 그는 이후 신용불량자로 전락했고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 씨는 2001년 12월 서울중앙지검에 정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정 씨가 이미 출국했기 때문에 10년 동안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정 씨가 처음부터 대금을 지불한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사기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것이 고소의 골자였다. 정 씨는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형사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하되 IT거품이 꺼지고 주가가 하락하던 당시 상황 등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 정 씨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도가 없었는지 정밀하게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이 생각보다 복잡한데다 워낙 오래된 일이라 결론을 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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