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면세유 쿠폰 위조… 10년간 1172억 세금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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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원-주유소업자 7명 구속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납품업체에 발행해 주는 ‘면세유 쿠폰’을 위조해 10년간 1170여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군무원과 주유소업자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001년 8월∼2009년 12월 이 같은 수법으로 면세유 쿠폰 1300여 장을 위조해 면세유 약 1억7000만 L를 불법 유통시킨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간부 지모 씨(57), 군무원 박모 씨(51), 주유소업자 고모 씨(53), GS칼텍스 직원 등 7명을 구속하고 브로커 이모 씨(54) 등 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1172억여 원에 이른다. 이들은 세무서가 면세유 쿠폰을 받을 때 위조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우선 각 납품업체는 미군부대에서 받은 면세유 쿠폰을 주유소에 내고 기름을 가져간다. 주유소는 정유사에 받은 쿠폰을 제출하고, 정유사가 이 쿠폰을 세무서에 제출하면 세금을 면제받는다. 이들은 세무서에서 많은 쿠폰을 일일이 검사할 수 없어 쿠폰 발행 장수나 위조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 점을 노리고 가짜 쿠폰을 만들어 세무서에 제출했다. GS칼텍스, SK에너지 등 정유업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1억7000만 L에 해당하는 세금 총 1172억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각 정유업체는 주유소에 탈세액에 해당하는 만큼의 석유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주유소는 이를 다시 다른 주유소에 시가보다 싸게 되파는 방법으로 이익을 남겼다. 주유소업자들은 이렇게 남긴 이익을 다시 지 씨 등 노조 간부와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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