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서승원 중사에게 어머니 남봉임 씨(4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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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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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방을 사진들로 채웠단다

엄마는 아직도 너하고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매주 널 보러 대전국립현충원 가서도 “엄마 왔다. 아들, 잘 있었니”라고 말 걸고는 내 얘기를 하잖아. 난 정말 네가 엄마 목소리를 듣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네 방은 다시 꾸몄어.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네 영정 이랑 집에 있는 사진들 가져다 가득 채웠지. 엄마한텐 가족이 승원이 너밖에 없는 거 알지? 네가 엄마 인생의 전부인 거 잘 알잖아. 그래서 널 떠나보내지 못하는 거야. 매주 널 보러 갔다 오고 나면 엄마는 기운이 난다. 네가 정말 영영 떠나버린 거라고 생각하면 엄마는 더 힘들 거야. 안 그래도 우울증이 있어서 병원 다니며 약 처방 받고 있거든. 나가서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라는데 엄마한텐 도움이 안 되는 구나. 네가 엄마랑 같이 있어 줘야 해. 배 타고 있을 때도 선임한테 휴대전화 얻어 쓰면서 “내가 혼날망정 엄마 목소리는 들어야지”라고 말했던 승원이잖아. 네 비석에 묻은 흙 털어주고 네 제삿날 밥 차려주며 살다가 네 곁으로 갈 테니 그땐 진짜 헤어지지 말자.

(서 중사=21, 서울, 부모, 외동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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