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우유 먹고 배탈” 마트 19곳서 돈 뜯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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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협박 2명 영장

지난달 23일 오후 6시경 광주 북구의 한 마트. 중년 남녀 한 쌍이 들어와 우유 두부 등 식품을 산 뒤 영수증을 받아 챙겨갔다. 이들은 다음 날 마트 주인 이모 씨(52)에게 전화를 걸어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구입해 먹고 배탈이 났는데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이 씨는 보상금 18만 원을 건넸다.

이들 남녀는 이후 이달 6일까지 12일 동안 광주 시내 마트 19곳을 돌며 395만 원을 뜯어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빵 김밥 계란 청국장 단무지를 구입해 먹었는데 배탈이 났다”는 거짓말을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마트를 돌며 돈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최모 씨(37)와 문모 씨(47·여)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가게 주인과 종업원 관계인 이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료품을 찾아내 협박을 하는 속칭 ‘식파라치’로 돈을 벌려고 했다. 남매 행세를 하며 뜯어낸 돈을 7 대 3으로 나눴다.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 “마트에 유통기한이 지난 식료품이 진열돼 있어 구입했다”고 주장한 반면 마트 주인들은 “반환하려고 모아둔 유통기한 지난 식료품을 고의로 사 간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마트 측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료품을 팔았다”는 소문이 퍼질 것을 우려해 돈을 건넸다. 경찰은 최 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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