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등 현대車에 826억 배상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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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주대표 소송 ‘계열사 부당지원’ 인정

계열사 부당지원 책임을 물은 주주대표 소송에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에게 826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여훈구)는 경제개혁연대와 현대차 소액주주 14명이 정 회장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상대로 1조900억 원을 청구한 소송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에 826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가운데 80억 원은 정 회장과 김 부회장이 연대 배상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글로비스에 부품이나 재료의 단가를 올려주고 물량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한 데 대해 정 회장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글로비스는 정 회장과 아들 정의선 부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였기 때문에 정 회장에게는 더 엄격한 충실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로비스 설립 당시 지분을 현대차가 인수하지 않고 정 회장 부자 개인이 취득해 현대차가 글로비스 지분을 인수할 기회를 부당하게 빼앗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선 “‘회사기회 유용금지’의 법리에 비춰볼 때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글로비스의 물류업무가 생산업무와 관련이 있고 설립에 임직원들이 참여했다는 사정만으로 글로비스 출자 지분 취득이 현대차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업기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회사기회 유용금지란 대표이사가 회사의 기회를 제3자에게 이전시켜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말하며 이번 판결은 이와 관련된 국내 첫 판례다.

지금까지 주주대표 소송 승소 최고액은 2001년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계열사에 주식을 저가 매각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건희 회장 등 삼성전자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 902억여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주주대표소송 ::

상장법인 총 발행주식의 0.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대표소송을 낼 수 있다. 경영권 남용을 막기 위해 이사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견제장치로 승소할 경우 배상금은 회사에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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