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하대 사회과학부에서 박사(행정학) 학위를 받는 이복자 씨(47·여·사진)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11편의 논문과 2권의 책(공동 저)을 썼다. 인하대에 따르면 인문·사회과학분야에서 한 해 동안 11편의 논문을 쓰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 더욱이 이 씨는 남편과 대학생 아들을 둔 가정주부라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아니면 불가능한 결과물이다.
이 씨는 1986년 전문대를 졸업한 뒤 논술학원과 보습학원을 운영했다. 학원은 비교적 잘됐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못 다한 학문을 향한 열정이 있었다. 이 씨는 학업을 중단한 지 10년 만인 1996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2002년 대학을 졸업했지만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사춘기인 아들이 이런저런 일로 계속 말썽을 피웠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강좌를 알아보기 위해 동네 청소년수련관을 자주 찾았죠. 그런데 제가 어느 날 사회복지에 푹 빠져 있는 거예요.”
그는 남편과 아들을 설득해 2003년 2학기에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이 씨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사회를 만드는 등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학문인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2006년 석사를 졸업한 그는 2007년 1년간 노인문화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이후 2008년 인하대 사회과학부 행정학 박사과정에 진학한 이 씨는 지난해에만 ‘고령자(노인)의 정보접근성과 인터넷 활용의 관계성’(인천발전연구원), 노인의 인터넷 활용 효과성에 관한 경험적 연구(한국정책과학학회) 등 무려 11편의 논문을 썼다.
“지난 한 해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공부방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논문을 썼어요. 어느 누구도 제대로 접근하지 않은 노인과 정보기술(IT)의 접목을 통해 ‘노인복지’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잔 기억이 없다는 그는 “노인들이 정보화 사회에서 또다시 소외계층으로 남는다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저소득층, 장애인 위주의 정보교육을 확대하고 노인을 위한 IT 교육에도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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