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와 자율이 있는 교도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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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수만 모아 자치규약 생활… 영월서 11일 첫 오픈

재범 확률이 낮은 모범 수형자들이 스스로 교도소 운영규칙을 만들어 생활하는 ‘수형자 자치제’가 11일 강원 영월교도소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된다.

수형자들은 자치회를 만들어 임원 등을 선출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규약에 따라 생활하며 인원 점검이나 야간 근무도 스스로 한다. 시설 내에서는 교도관의 감시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가족 면회나 식사도 자치규약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대학생처럼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해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6일 “수형자 자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영월교도소에 재범 확률이 비교적 낮은 유형의 범죄를 저지르거나 다른 교도소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한 수형자를 선별적으로 수용해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따게 하는 등 출소 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부터 영월교도소에서 자치제를 시범운영해 왔으며 올해 말까지 다른 교도소의 모범 수형자 500여 명을 이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사기 횡령 등 재산범이나 과실범, 모범적 수형생활을 해온 초범 수형자 등 재복역률이 10% 안팎인 범죄 유형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일반 범죄자와 흉악범이 함께 뒤섞여 있다 보니 교도소 안에서 범죄수법을 배워서 출소하는 일도 있었다”며 “모범수는 모범수대로, 흉악범은 흉악범대로 나눠 수용해야 교화 효과가 크고 재범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법무부는 이 같은 분리수용 정책에 따라 연쇄 성폭행범이나 반성의 빛이 없는 흉악범은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따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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