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만든 통제시설 충남 홍성군 금마면 가야마을 입구에서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이동 통제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외부 차량이 축산농가로 무분별하게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사진 제공 홍성군
전국 대규모 축산단지 가운데 하나인 충남 홍성군이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제역이 럭비공처럼 확산되는 가운데 인접한 예산군의 방역망마저 뚫렸기 때문이다.
○ 샌드위치 압박 받는 홍성군
홍성군은 대규모 축산단지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막대한 데다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모범적인 방역이 이뤄져 청정지역 사수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에 구제역이 보령시 천북면에서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18일 예산군 신암면에 이어 20일에도 광시면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예산군은 지난해 5월 인근 청양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홍성군과 더불어 철저한 방역으로 청정지역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충남도에서는 천안시, 당진군, 보령시와 더불어 구제역 발생 시군이 4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예산군과 당진군은 내륙 쪽에서, 보령시는 해안 쪽에서 홍성군을 압박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최근 방역대 안에서만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돼 소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는데 이번 예산군에서도 발생해 무차별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군 축산규모는 한우 3400호 6만3000마리, 돼지는 317호 47만7000마리로 각각 충남 전체의 16.1%와 25.1%, 전국 비중은 2.1%와 4.8%를 차지한다.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 홍성군 농가와 주민들 혼신의 방역
신용욱 충남도 가축방역담당은 홍성군 방역망이 아직까지 뚫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방역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완전 방역이 불가능하다.
홍성군은 서로 왕래가 많은 홍북면 신정리와 택리 등 예산군과의 길목에서 차단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예산 구제역 확인 후 즉시 이곳에 방역초소 2개를 설치한 데 이어 19일 1개를 추가로 세웠다. 또 광역살포기 2대와 소독차량 10여 대를 동원해 연일 도로와 축사 소독에 나서고 있다. 홍성군은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다른 시군보다 2배 이상 많은 방역 장비를 도입했다.
마을 주민들도 축산농가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를 스스로 폐쇄하고 마을 입구 등에 이동초소를 운영하는 등 자구책을 펴고 있다. 홍성군 신인환 가축방역담당은 “주민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철저한 방역조치를 요구하는 등 청정지역 사수 의지가 높다”며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둬 끝까지 청정지역으로 남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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