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결식아동급식지원, 고교생들도 ‘온정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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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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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 성금’에 잇단 기부

11일 오전 10시 30분경 설창환 군(가운데) 가족들이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1층 회의실에서 김동수 회원홍보팀장(오른쪽)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설 군의 어머니 김미숙 씨(46·왼쪽에서 두 번째)는 장갑 등 8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함께 기증했다. 사진 제공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11일 오전 10시 30분경 설창환 군(가운데) 가족들이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1층 회의실에서 김동수 회원홍보팀장(오른쪽)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설 군의 어머니 김미숙 씨(46·왼쪽에서 두 번째)는 장갑 등 8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함께 기증했다. 사진 제공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11일 광주 북구 매곡동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1층 회의실. 설창환 군(17·광덕고 2년)과 설 군의 동생 세영 양(15·설월여고 1년)이 들어왔다. 이들 남매는 2년 동안 저축한 용돈 50만3000원을 기부했다. 설 군은 “잇단 악재로 기부가 줄었다는 소식을 듣고 디지털카메라 구입을 위해 모은 용돈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8일 설월여고 2학년 8반 학생 37명은 일주일 동안 군것질을 하지 않고 저축한 20만 원을, 지난달 서석고 동아리 무지개공동회는 학교축제에서 먹을거리 장터를 운영해 모은 100만 원을 각각 성금으로 냈다.

김영수 군(가명·13·초교 6년)과 김 군의 동생(12·초교 5년)은 또래에 비해 비쩍 마른 데다 키도 작다. 부모들이 이혼한 뒤 할아버지(73)가 혼자 키우며 제대로 끼니를 챙겨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군 형제는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매주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만들어준 것 같은 맛있는 밑반찬이 배달되기 때문이다. 이 밑반찬은 적십자 광주·전남지사 자원봉사자들이 조리해 전달하는 것. 오종희 광주 적십자봉사관 사무장(45)은 “요즘 결식아동은 쌀이 없어서 끼니를 거르기보다 영수처럼 제대로 밥을 챙겨먹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초중고교생 25만4500여 명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교급식 지원대상자는 3만7000여 명이다. 방학 때 결식아동 지원 신청을 낸 학생은 2만3740명이었다. 하지만 자치단체 지원 인원은 올 여름방학 때 1만2971명이었고 이번 겨울방학 때는 1만5000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적십자 광주·전남지사는 17일까지 결식아동 300명에게 겨울방학 10주 동안 전달할 밑반찬 성금을 모금한다. 김동수 회원홍보팀장은 “청소년들의 성금이 잇따라 접수돼 절로 힘이 난다”며 “3000만 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2200만 원이 모여 온정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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