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중학생들이 “항공기 폭파” 협박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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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20여일 남은 시점… 장난전화도 엄중 대처”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를 폭파하겠다. 비행기에 이미 다이너마이트를 실어놓았다.”

16일 오후 9시 5분경 김포공항 콜센터로 세 통의 전화가 연이어 걸려왔다. 유럽행 비행기에 폭탄을 실었다는 협박 전화였다. 당시 전화를 받은 직원은 김포공항에서 이륙하는 유럽행 항공기가 없다는 점과 수화기 너머로 아직 앳된 목소리의 웃음소리가 함께 들려왔다는 점으로 보아 장난전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신고하고 공항 전역에 공항기동대와 폭발물 탐지팀을 총출동시켰다.

경찰의 발신지 추적 결과 협박 전화는 모두 대구 시내 한 공중전화 부스에서 걸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와 대구 달서경찰서는 탐문 수사를 통해 19일 오후 4시경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서 ‘협박범’ 중학생 조모 군(16) 등 4명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건 당일 PC방에서 나와 학교 운동장으로 걸어가던 중 “심심한데 장난 좀 쳐볼까”라며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20일 이들을 ‘항공안전 및 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장난이더라도 항공기 폭파 등 테러와 관련된 사안이 발생하면 관련 현장은 모두 비상이 걸린다”며 “특히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아직 어린 학생들이지만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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