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김두관 경남지사, 6급이하 직원과 잔디밭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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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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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많이 시키되 불필요한 스트레스 안줄 것”
“정치적 입지보다 도민위한 도정 펼쳐주길”

김두관 경남도지사(오른쪽)가 18일 오전 도청 잔디밭에서 직원들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정훈 기자manman@donga.com
김두관 경남도지사(오른쪽)가 18일 오전 도청 잔디밭에서 직원들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정훈 기자manman@donga.com

“국토관리청이 보낸 공문 처리를 잘못했다고 담당 국장과 과장을 직위해제한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풀어주면 좋겠습니다.”(도로과 6급 직원)

“함께 일하는 식구를 징계하는 것은 힘듭니다. 늘 신상필벌을 고민합니다. 단순히 보고를 누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은 아닙니다.”(도지사)

18일 오전 11시 40분 경남도청 잔디밭.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6급 이하 실무직원 28명과 마주한 ‘잔디밭 미팅’에서 첫 발언자는 ‘기술직에 대한 홀대’를 거론했다. 그는 “민선 5기 들어 조직개편을 하면서 건설항만방재국과 도시교통국을 통합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특히 낙동강변 쓰레기 불법 매립사건 처리과정에서 기술직 간부 2명을 징계한 부분은 지사께서 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기술직 사기가 저하된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 분야 공무원들이 우대를 받았다”며 “무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산림녹지과 6급 직원은 이번 조직개편을 “합리적으로 본다”고 밝힌 뒤 “지사님 정치적 입지보다 도민을 위한 도정을 펴 달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 활동을 행정과 정치 영역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가능하면 정치적 행보를 자제하고 본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무김밥과 음료, 과일 등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진행된 이날 미팅에서는 행정직에 비해 기술직과 기능직 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인사 애로를 많이 털어놨다. 당초 40분 정도로 예정된 행사는 오후 1시를 넘겨 끝났다. 김 지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형식을 갖춘 자리보다는 저녁에 ‘호프 미팅’ 같은 것이 좋겠다”며 “일은 많이 시키되 불필요한 스트레스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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