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카드’ 복제 사기 기승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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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한도내 카드 여러장 복제해 되팔아 상품권 유통업을 하는 손모 씨(38)는 최근 난처한 일을 겪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박모 씨로부터 선불카드 형식의 50만 원짜리 상품권(기프트카드) 4장을 사들여 제3자에게 되팔았지만 잔액이 0원이 돼 환불요청을 받은 것. 박 씨가 기프트카드의 복제본으로 대형 유통업체 A사 지점을 돌아다니며 총 200만 원어치 상품권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손 씨는 A사에 연락해 박 씨가 복제 기프트카드로 상품권을 샀으니 피해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사는 기프트카드의 복제 여부를 알 수 없었고 무기명 카드인 점을 들어 보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프트카드를 발행한 B은행에도 연락했지만 정상적인 경로로 구입한 카드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최근 상품권과 기프트카드가 선물 대용으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기프트카드를 복제해 되파는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프트카드 복제로 피해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기프트카드가 무기명 카드이기 때문에 은행 등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구입한 경우에만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프트카드는 워낙 모양과 종류가 다양해 매장에서 복제 카드 여부를 가리기가 매우 힘들다. 전문가들도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부분만 복제하면 돼 위·변조가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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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드 발행사와 가맹점들이 매출 올리기에 급급해 피해자 보호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개인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무기명 기프트카드는 장당 50만 원 한도에서 신분 확인 없이 여러 장 쓸 수 있기 때문에 복제 등 범죄에 악용할 소지가 많다. 특히 기프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할 때는 신분증 제시 등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무기명인 기프트카드 복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상적인 발행 경로를 통해서 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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