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광주대성여고 3학년 안세영 양이 만난 FT아일랜드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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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할 시간 없었던게 아쉽지만 기회 왔을 때 미친듯 도전하자” 《학부모는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청소년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은 그저 떼로 몰려다니면서 노래 같지 않은 노래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자녀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오빠(혹은 누나)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에 ‘올인(다걸기)’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말한다.

광주 대성여고 3학년 안세영 양(18)은 공부를 잘 하는 상위권 학생이다. 록밴드 FT아일랜드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지난달 23일 안 양은 FT아일랜드를 인터뷰하기 위해 하루 전날 상경해 서울교대에 다니는 언니 집에서 머무르는 열의를 보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87일 앞둔 날이었다.

‘신나는 공부’가 마련한 두 번째 ‘꿈을 만나다’ 시간엔 FT아일랜드와 그의 팬인 여고생을 초대했다. 이들의 만남을 통해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학생의 마음과 그들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가 꿈인 광주 대성여고 3학년 안세영 양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록밴드 FT아일랜드를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진, 송승현, 최민환 , 안세영 양, 이홍기, 최종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FT아일랜드는 최근 일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두 장의 싱글 앨범을 일본이 공신력 있는 음반 차트 ‘오리콘’의 톱5에 올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에서 얻은 감성을 담아 미니음반 ‘뷰티풀 저니(Beautiful Journey)’를 발표했다. 일본에서 탄탄하게 인지도를 쌓던 중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보컬을 맡은 이홍기는 “최근 아이돌 그룹이 크게 늘어서 우리 팬이 많이 줄었다”면서 “팬들로부터 멀어지고 잊혀지는 느낌이 싫었다”고 말했다. FT아일랜드는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해 팬 층이 비교적 다양하다. 어린이 팬부터 50대 성인까지 FT아일랜드의 공연을 기다린다. 4년 전 밴드가 첫선을 보였을 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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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데뷔를 위해 준비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라고 안 양이 첫 질문을 던졌다. 멤버 송승현은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수학여행, 졸업여행을 못 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습생 생활을 오래했던 터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서운했다는 것. 끊임없는 연습으로 늘 피곤에 시달렸던 것도 멤버 모두에게 힘들었던 점으로 꼽혔다. 베이스기타를 연주하는 이재진은 “집이 인천이었는데 서울 강남의 연습실까지 두 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악기를 배웠다”면서 “무서운 악기를 매고 다니는 것이 가장 고역이었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끌면서 가수를 꿈꾸는 청소년이 크게 늘었다. 가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FT아일랜드는 어떤 조언을 할까.

멤버 최민환은 “가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기획사의 제안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 씨의 어머니는 당시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오는데 그중 첫 번째가 온 것 같다”고 아들에게 말했다. 최민환은 “지나간 기회는 다시 잡을 수 없다”면서 “기회가 왔을 때 일단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홍기는 “미치면 다 된다”고 말했다. 가수가 되는 것도 공부, 운동, 미술 분야에서 1등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친 듯이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그는 깨치고 있었다. 그는 또 “가수의 화려한 겉모습만을 꿈꾸면 금세 허탈해진다”면서 “자신이 진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멀리만 보면 현실감이 떨어져요. 지나치게 현실적인 목표만 정하면 멀리 갈 길을 못 찾게 되고요. 일(공부)은 현실적으로 하고 꿈은 크게 잡으세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그럼 무슨 일이든 흥미를 잃지 않고 오래할 수 있을 거예요.”(재진)

팬인 안 양과 나이가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멤버 재진이 사뭇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에는 다섯 멤버가 흘린 눈물과 땀이 있었다. 이야기를 듣는 안 양의 눈빛이 반짝였다. 진심어린 조언이 서로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있나요?”

안 양의 마지막 질문에 멤버들이 생각에 잠겼다. 송승현은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멤버들과는 활동하면서 국내외를 여행할 일이 많지만 친구들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라고 했다. 이홍기는 웃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공부 빼고 다해봤다는 그는 “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제대로 덤볐을 때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던 경험에서 오는 확신 같았다.

팀 이름인 FT아일랜드는 ‘Five Treasures Island(다섯 개의 보물섬)’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멤버들은 한 명 한 명의 노력으로 하나의 보물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면 흘려듣는 학생들이 왜 ‘오빠’ ‘언니’들의 응원에 감동하고 변화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글’이라 불리는 연예계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남기란 보통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바로 그 모습에 학생들은 열광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세상에! 오빠들이 바로 내 옆에 있다니…”▼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탄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꿈만 같았어요. ‘기자’가 꿈인 제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한복판에 있는 동아미디어센터에 들어가게 된 것만으로도 설레고 떨렸거든요.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 FT아일랜드가 타고 있었던 거죠. 세상에! 오빠들이 바로 내 옆에 있다니! 전 깜짝 놀라서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답니다. 잠시 후 인터뷰 장소에서 다시 만난 FT아일랜드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멤버들이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그 학생?”이라면서 알아보더라고요.

저는 FT아일랜드의 팬입니다. 다섯 멤버 모두 얼굴도 생각도 매력도 다르지만 오직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룹이기 때문이에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 그들의 매력에 더 푹 빠지고 말았어요. 엉뚱한 농담을 하고서 박수를 치며 웃다가도 음악과 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진지한 모습으로 돌변하는 모습이 정말 멋졌거든요.

기자님께서 “세영 학생, 공부 잘해요? 꿈은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는데요. 인터뷰를 하고 돌아오니 대답이 생각났어요. “목표는 현실적으로, 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잡아야 한다”던 재진 오빠의 말을 인용할게요.

“현실적인 목표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남은 72일은 최선을 다해 공부할 거고요. 제 꿈인 언론인을 목표로 열심히 달릴 거예요. 파이팅!”

광주 대성여고 3학년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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