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시설 어디가 좋을까]1등급 요양병원 가보니 1대1 재활…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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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호출벨…비용 비싼게 흠
물리치료사와 운동 서울 구로구 미소들노인전문병원에서 노인 환자들이 물리치료사와 함께 운동하고 있다. 이 병원에는 운동치료실 외에도 손이 무뎌지지 않도록 훈련시키는 작업치료실과 기억력 훈련을 시키는 인지치료실이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비가 쉼 없이 쏟아지던 지난달 하순, 서울 구로구 미소들노인전문병원 작업치료실에서는 ‘바늘구멍에 실 꿰기’ 연습이 한창이었다. 원형으로 자른 판에 지름이 1mm밖에 안 되는 구멍이 50개 정도 촘촘히 뚫려 있었다. 끈을 첫 번째 작은 구멍에 통과시킨 후 다시 그 끈을 다음 번 구멍에서 앞쪽으로 빼냈다. 신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힘든 중증 뇌중풍(뇌졸중) 환자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노인환자의 눈과 손길은 모두 이 작은 구멍에 집중되어 있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들어갈 것처럼 보이다가 조금 어긋나고 말았다. 할머니의 실망한 얼굴도 잠깐. 환자를 일대일로 곁에서 지켜보는 작업치료사가 “저번보다 훨씬 좋아지셨다”며 용기를 북돋웠다.

인지치료실에서는 치매환자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쇼핑하기’를 누르면 ‘오늘은 소시지와 포도, 우유를 사가지고 오라’는 지시가 나온다. 화면에 슈퍼 내부 모습이 나온다. 환자들은 머릿속에 기억한 ‘쇼핑 품목 리스트’에 맞춰 물건을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하려던 일을 잊지 않기 위한 연습이다.

○ 10년간 외국 모범병원 견학 다니며 준비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노인요양병원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미소들노인전문병원. 병원의 모든 공간에는 ‘문턱’이 없다. 노인 환자의 손이 닿을 만한 곳에는 모두 안전손잡이를 설치했다. 병실마다 화장실을 갖춰 다리가 불편한 환자를 배려했다. 샤워실과 목욕탕에도 안전손잡이를 이중으로 설치했다.

의료진을 부르는 호출벨은 잠자리 머리맡, 소파, 서랍장 옆 등 방 안 곳곳에 설치해 위기상황을 대비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맥박과 심장박동, 몸 상태를 간호사가 화면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야간에 중환자의 맥박이 심상치 않으면 알람표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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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들병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벽 색깔이다. 3층은 주황색, 4층은 보라색 등 각 층 색깔을 다르게 칠한 것. 중증치매환자는 ‘1층’ ‘2층’이라는 숫자 표시만으로는 자신이 쓰는 방이 몇 층에 있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색깔로 표현하면 “아, 내 방은 노란색 층이네” 하고 기억하기가 수월하다는 것.

미소들병원이 환자를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었던 것은 10년간의 준비기간 덕분이다. 윤영복 병원장은 “10년 전부터 설계를 맡길 사람과 일본, 스웨덴에 있는 모범노인병원을 탐방해 좋은 점만 뽑아냈다”고 말했다.

○ 등급 내려갈수록 ‘격차’ 벌어져

환자 상태 24시간 관찰 미소들노인전문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한 화면을 통해 여러 중환자의 호흡 등 상태를 관찰한다. 환자상태가 나빠지면 경고음이 울린다. 변영욱 기자cut@donga.com
이번 평가에서 2등급을 받은 서울지역의 A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도 병실과 치료실에 문턱이 없었다.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었다. 복도에도 안전손잡이를 낮게 설치했다. 그러나 안전손잡이의 개수가 1등급 병원보다 부족해 보였다.

또 기존 건물을 개조해 요양병원으로 만드는 바람에 비상구 복도에 따로 안전손잡이가 없었다. 일반인이 오르고 내리기에도 숨이 찰 정도로 계단이 가팔라서 노인환자가 비상시 계단으로 이동하기는 쉽지 않을 듯했다. 재활훈련실에 있는 운동기계와 물리치료사 인원도 1등급에 비해서는 적었다. 간병인 한 명이 돌보는 환자도 1등급은 4명이었지만 2등급은 6명이었다.

요양병원은 보험 적용을 받지만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있다. 1등급은 150만∼170만 원, 2등급은 120만∼130만 원, 5등급은 100만 원 이하였다.

심평원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이용금액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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