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변호사 수난시대… 보디가드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폭행-협박 당하는 사례 잦아… 서울변호사회 경호단 운영

최근 서울중앙지법의 한 민사사건을 맡은 A 변호사는 법원에만 들어서면 상대방 의뢰인이 위협을 하는 바람에 소송 기간 내내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어느 날은 변론을 끝내고 법원을 나서는데 상대방이 의뢰한 ‘어깨’들이 갑자기 나타나 “왜 자꾸 불리한 얘기를 하느냐”며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후 법원 청사 바로 앞에 있는 사무실까지 가는 것도 두려워 법원 후문을 몰래 이용해야 했다. 견디다 못한 A 변호사는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현)에 법정 앞에서 사무실까지 동행 경호를 해 주는 ‘회원지킴이콜서비스’를 신청했다.

B 변호사는 재판에서 패소한 자신의 의뢰인에게서 협박을 당했다. 직원들이 퇴근하고 홀로 남은 사무실에 의뢰인이 수시로 찾아와 “왜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됐느냐. 수임료를 돌려 달라”며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려 서울변호사회에 보호 요청을 해야 했다.

변호사들이 소송 관계인에게서 폭행이나 협박을 당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변호사단체가 사설 경호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 4월부터 ‘회원지킴이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비인력 4명으로 구성된 ‘회원지킴이단’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회원 변호사의 비상 연락을 받으면 공기총과 호루라기, 곤봉 등으로 물리적 충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