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전임 25명→18명으로” 농협중앙회 “관행적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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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 다른 사업장 상황은

‘무임금’ 내달 돼야 실감
큰 충돌 없지만 어수선

기아자동차뿐만 아니라 전국 상당수 사업장도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제 시행 첫날인 1일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7월 임금은 다음 달에 지급되기 때문에 당장 충돌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으나 현장 분위기는 몹시 어수선했다.

농협중앙회는 노조위원장 차량을 회수하는 등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주던 각종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이날 노조에 통보했으며, 각 시도 노조 본부장을 전임자로 인정하던 관례도 이날부터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조합비로 주겠다고까지 양보했는데도 사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대규모 제조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고 노조 지도부 50여 명이 부분 파업을 벌인 대우조선해양은 이날도 유급 전임자 수를 놓고 노사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노조는 유급 전임자 수를 현행대로 27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법대로 11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도 10여 차례 노사협상을 벌였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진중공업, 한국델파이, PLA, S&T대우, 계양전기 등 12개 회사에서는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이날 현재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부는 올해 파업이 발생한 총 133개 사업장 중 117곳이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파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고려대의료원, 원광대병원, 부산의료원 등 병원과 의료원 17곳은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커 교섭 준비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올해 교섭 대상 사업장 102곳 중 이날까지 교섭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업장이 31곳이라고 밝혔다.

역시 금속노조 산하로 지난달 29일 파업을 결의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GM대우자동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내고 “사측의 교섭 태도에 따라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 8월 내내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타임오프를 무력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타임오프제를 이유로 파업을 벌이면 불법”이라며 “이달 중순 이후 근로자 5000명 이상인 모든 기업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사용자를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메트로 노조는 전임자 수를 기존 25명에서 18명으로 줄이겠다고 이날 밝혔다. 최대 11명의 유급 전임자를 둘 수 있는 서울메트로는 종일 근무 전임자 9명에 반일 근무 전임자 4명을 두고, 선출직 5명에 대해서는 노조가 자체적으로 임금을 주기로 했다. 현행 타임오프제는 반일 전임자 2명을 종일 전임자 1명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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