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들여온 지리산 반달곰 올무에 걸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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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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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5년만에… 새끼도 낳아
복원사업에 차질 빚을듯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지난해 9월 촬영한 반달가슴곰 8번 개체(왼쪽)와 새끼곰. 나무 위에서 쉬고 있는 새끼곰은 지리산 반달곰 중 처음으로 야생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사진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지난해 9월 촬영한 반달가슴곰 8번 개체(왼쪽)와 새끼곰. 나무 위에서 쉬고 있는 새끼곰은 지리산 반달곰 중 처음으로 야생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사진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난해 지리산에서 새끼를 낳아 화제가 됐던 어미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329호)이 올무에 걸려 죽어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오후 4시경 전남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내안마을 뒷산 중턱(해발 375m 지점)에서 암컷 반달가슴곰(8번 개체)이 올무에 걸려 죽어있는 것을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직원 2명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반달곰은 길이 2m 통나무에 설치된 철사(굵기 0.5cm) 올무에 걸린 뒤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무는 내안마을에 사는 최모 씨(71)가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구례경찰서는 최 씨를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멧돼지 등 유해동물이 고사리나 보리 등 각종 작물을 모두 먹어 치워 큰 피해를 봤다”며 “한 달 전 멧돼지 등을 잡기 위해 올무를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야생동물들을 전문적으로 포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에 죽은 암컷 반달곰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05년 북한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한 것으로 2004년 1월에 태어났다. 반달곰은 지난해 새끼를 낳은 뒤 한동안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그러나 9월경 새끼를 업고 나무를 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많은 사람의 기억에 각인되기도 했다.

현재 지리산에는 반달곰 19마리가 야생 상태에서 살고 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측은 폐사한 반달곰의 새끼가 사고지점 인근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구례=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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