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악재 겹친 여수 “엑스포는 성공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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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혐의 오현섭 시장 잠적
시의원 추가 수사 가능성
시민들 “조속히 정리되길”

26일 전남 여수시청 시장 집무실. 비서실 직원 등이 앨범, 책 등 오현섭 시장의 개인 짐을 챙겼다. 비서들은 여수시내 한 개인 사무실로 짐을 옮겼다. 주인 없는 이삿짐을 싸는 것은 오 시장의 행방이 1주일 넘게 묘연한 데다 다음 달 1일부터 김충석 시장 당선자가 집무실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28일 “오 시장이 8일째 연락이 두절돼 30일 퇴임식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연가 첫날인 21일 시청에서 경찰청 특수수사과 직원들을 만나기로 했으나 행방을 감췄다. 경찰은 여수시 야간 경관사업과 관련해 뇌물 3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여수시 전 국장인 김모 씨(59·여)를 18일 구속한 데 이어 오 시장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오 시장 등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행방을 뒤쫓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또 여수시의원 A 씨로부터 “지난해 12월경 오 시장의 측근인 주모 씨(67)에게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른 여수시의원들도 주 씨에게 돈 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돈 봉투 전달사건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 씨가 중국에 있어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여수시의원들은 경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좌불안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 오 시장은 김 당선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 여수지역 기자 19명이 광고비를 가로챈 사건으로 기소돼 조만간 법정에서 유무죄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시민 김모 씨(50·여서동)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가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달아나고 지도층 인사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창피하다”며 “사건이 빨리 정리돼 엑스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여수 시민들이 힘을 모으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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