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 “어떻게 얘들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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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엽기살해’ 10대 6명 현장검증
폭행-시신훼손 과정 재연

자신들에게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친구를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한강에 버렸던 10대 청소년들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23일 진행됐다. 나흘 동안 친구 김모 양(15)을 폭행,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10대 피의자 6명은 이날 오후 1시 17분경 경찰 승합차로 서대문구 홍은동 골목 주택가 피의자 최모 양(15)의 집에 도착했다. 폭행을 주도한 정모 군(15)은 몸무게가 90kg이 넘어 20대로 보일 정도로 체격이 건장했다. 뒤따라 들어간 최 양, 윤모 양(15), 안모 양(16)은 체구가 가냘팠다.

이들은 얼굴을 모자와 마스크로 가린 채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최 양의 집으로 들어가 4일간의 폭행과 살해, 시신 훼손과 유기의 과정을 재연했다.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최 양의 집에서만 1시간 40여 분이 소요됐다. 경찰 관계자는 “4일간 6명이 저지른 일이 너무 많고 진술이 조금씩 엇갈려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동네 분위기는 흉흉했다. 이웃 주민은 “예전부터 이 골목에는 여학생 대여섯 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고 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평소 최 양을 알았다는 이웃 주민들은 착한 아이로 생각했던 최 양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했다. 최 양의 중학교 동기라는 이모 양(16)은 “한국과 그리스의 월드컵경기가 열린 12일 새벽 정 군과 최 양이 홍제역 쪽에서 걸어오는데 정 군 팔꿈치에 상처가 심했고 최 양은 얼굴이 퉁퉁 부어 이상하게 생각됐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을 지켜 본 피해자 김 양의 고모부 조모 씨는 “우리 조카를 죽이고도 이들이 교회에서 ‘우리 애 못봤냐’는 김 양 부모님 말에 태연히 ‘못 본 지 오래 됐다’고 대답했다고 한다”며 “너무 끔찍하다”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

현장검증은 시신 유기 과정에도 참여한 피의자 3명이 양화대교 북단으로 이동해 30m 높이에서 김 양의 시신을 한강으로 던지는 장면을 재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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