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교육계 CEO 초대석/이동현 ㈜YBM시사닷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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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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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닝 영어 ‘TOP 콘텐츠’, 오프라인서도 이어가야죠”

《“사원, 대리이던 시절 얘깁니다. 임금이 동결됐다는 이야기를 집에 가서 아내에게 하면서 대화하다 보면 아내가 그래요. ‘당신이 회사 오너예요? 무슨 회사 생각을 그렇게나 깊이 해요?’” 대학 졸업 후 신입사원으로 갓 입사했을 때다. 회사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이 든 박스를 어깨에 둘러메고 대형서점으로 배달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번듯한 대학 나온 아들이 하는 일을 알게된 부모는 실망했다. 한번은 계열사 중 잡지를 만드는 곳에서 자연, 인류, 문명, 탐험 정보를 수록한 잡지를 기획했다. 국내 토익 시험을 주관하는 곳에서도 일했다. 이렇게 분야와 영역은 바뀌었지만 한 회사에 몸담은 지 27년이 지났다.》
이동현 ㈜YBM시사닷컴 대표이사<사진>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 YBM시사닷컴 본사에서 만났다. 올해는 YBM시사닷컴이 설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대표는 올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6년 동안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로 출근했던 이 대표는 요즘 YBM시사닷컴 본사가 있는 강남 테헤란로로 출근한다. 집은 경기 고양시 일산인데 이 대표가 회사에 도착해 주차하는 시간은 오전 6시를 넘지 않는다. “워커홀릭이냐”는 질문에 “워커홀릭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몸담은 회사가 잘되고 커가는 것에 대한 열정은 남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출신 아버지인 이 대표는 요즘 대학생인 큰아들과 아이폰으로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최근엔 아들이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과 연락처 등 파일을 자동으로 교환해주는 ‘범프(bump)’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줬다. 아이폰끼리 서로 툭 치니 사진이 교환됐다. 스마트폰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YBM시사닷컴을 아직 온라인 어학교육업체로만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현재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사업이 다각화됐습니다. 고객들이 저희 회사에서 장바구니에 담을 쇼핑리스트가 많아진 것이지요. 대표도 ‘장사’를 하려면 아이폰과 같은 새로운 IT기기에 민감해야겠더라고요. 특히 무궁무진한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YBM시사닷컴은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 어학교육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IT 테스트 사업에 진출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 시험을 국내에 도입했다. 온오프라인 외국어교육을 통합하는 주니어 전문 영어학습관인 YBM잉글루를 시작했고 유초등 영어회화 전문학원인 YBM/ECC를 합병해 오프라인 교육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YBM잉글루는 시작한 지 2년 만에 국내에 250개 학습관을 개설하며 YBM시사닷컴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스마트폰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YBM시사닷컴의 ‘YBM 올인올 영한영 사전’은 국내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통틀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모회사인 YBM시사가 50년 간 정제한 교육 콘텐츠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온오프라인,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모두 인정받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이 대표는 조직 구성원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팔아야 할 물건이 많은 데다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이 자동차처럼 기계가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총 10개였던 사업 부서를 본부 3개로 묶어 간소화했다. 매일 각 본부의 실적을 확인하고 본부장과 미팅을 갖는다. 점심식사는 팀별로 팀원들과 함께한다. 그는 “부서마다 공식적인 브리핑 시간이 따로 있지만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7일 YBM시사닷컴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슬로건을 발표했다. ‘글로벌 인재의 꿈을 설계합니다. Your Career Designer’가 바로 그것. 전 직원이 워크숍을 떠나 토론한 끝에 만들었다. ‘Your(당신의)’은 회사가 앞으로 추구할 고객층을 의미한다. 학생, 직장인, 유아, 초등 등으로 국한된 것이 아닌 소비자 전체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Career(직업·경력)’은 영어, 외국어에 국한된 사업 영역을 포괄적인 직무교육, 경력교육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유초등 어학교육부터 대학생과 셀러던트를 대상으로 한 IT 교육, 취업역량 개발교육까지 고객 연결성을 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재미있는 학습’을 강조했다. 500만 명에 이르는 YBM시사닷컴 온라인 유료회원이 듣고 싶어 하는 강좌가 1인당 최소 3, 4개는 생기도록 재미있는 강좌를 서비스 하는 것이 목표다.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강좌라면 꽃꽂이 강좌가 될 수 있고 프레젠테이션 스킬, 비즈니스 대화법 등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바람은 회사가 더욱 탄탄해지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단 회사가 커야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년 전 YBM시사닷컴이 제시했던 ‘2010년 매출 1000억 원’을 올해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 내에 2000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가지고 있는 많은 사업영역 중에 좀 더 경쟁력 있는 분야를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중 이 대표의 아이폰에서 수시로 메시지 도착 알림음이 울려 바쁜 일상을 대변했다.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에 회사에 대한 애정과 사업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그래서 어쩌면 27년 전 신입사원일 때보다 앞으로가 더 바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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