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사이렌 대신 록을…‘119 밴드’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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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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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밴드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1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갑자기 불이 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소방관들입니다.

(김정안 앵커) 늠름한 이미지의 소방관들이 록밴드로 변신해 시내 한복판에서 공연을 했는데요. 소방관들이 밴드를 결성한 이유가 뭘까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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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번화가 한복판에서 월드컵송이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구경나온 한 시민은 물통으로 박수를 치고, 피켓을 든 아이는 흥겹게 몸을 흔듭니다.

(인터뷰) 김영숙 / 광명시민
"일 끝나고 퇴근하다가 들르게 됐는데요. 공연이 너무 신나고 재밌네요. 오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시민들에게 깜짝 공연을 선보인 5인조 밴드는 광명소방서 소방관들.

지난달 결성해 한 달간의 연습을 한 뒤 오늘 첫 공연을 열었습니다.

(현장음) 양성호 소방장 / 광명소방서 밴드 매니저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공연은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여러분들께 쉽고 즐겁게 전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자립니다."

밴드 단원들은 24시간 2교대 근무라는 과중한 업무를 소화하면서 틈틈이 연습했습니다.

드럼을 치는 임유섭 대원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하느라 어깨가 빠지고 손목이 삐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기타만 치다 이번에 베이스를 배워 공연에 나선 이지은 대원. 워킹맘인 이 대원의 두 아이는 연습기간 동안 시어머니가 돌봐줬습니다.

(인터뷰) 김동현 / 리드싱어·광명소방서 화재진압대
"제가 원래 날계란을 못 먹는데 연습 때문에 날계란을 하도 먹어서 직원들이 '유정란'이라고 놀리고 그랬습니다. (계란 얼마나 먹었어요?) 한 200개."

대원들은 공연 장비가 없어 조명은 야간구조작업에 쓰이는 비상조명장치로 대체했고, 키보드와 드럼, 음향시설 등 주요장비를 모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광명시청에서 빌렸습니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공연을 준비한 이유는 최근 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가 늘면서 화재 예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신종훈 / 광명소방서장
"일반 주택의 경우 상가시설과 달리 화재 방지설비가 취약하기 때문에 일단 불이 나면 인명사고 이어집니다. 그래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걸 어떻게 하면 쉽게 알릴 수 있을까 해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창단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소방관 밴드는 앞으로 독거노인 주택가 등 화재 취약 지역을 정기적으로 찾아 공연과 함께 화재 예방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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