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쟁선포” 중고생에 허위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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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주요포털 검색순위 상위
경찰 “유포자 색출 수사할 것”

경기 안양에 사는 여고생 최모 양(17)은 24일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중학생인 동생이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언니, ‘북한전쟁선포. 전쟁이 발발한다’는 문자가 친구들 사이에서 돌고 있어. 정말 전쟁 나”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최 양은 “실제 전쟁이 난다고 하니 너무 무서웠다”고 밝혔다.

최근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내용의 허위문자가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누리꾼 이모 씨가 네이버 게임 카페 게시판에 “‘북한전쟁선포 만 16세 이상 남성들은 즉시 전투태세에 돌입하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학원에서 수업을 받다가 놀라서 뉴스를 확인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글들이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 명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5일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은 ‘북한전쟁선포’란 단어가 차지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북한전쟁선포’가 1위에 올랐고 ‘김정일’(5위), ‘북한전쟁’(7위) 등도 10위 안에 포함됐다. 네이트 검색순위 7위도 ‘북한전쟁선포’였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조사를 해 허위소문을 문자로 유포하는 사람이 있으면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가 ‘날조극’이며 제재 행위에는 전면전쟁을 포함해 강경 조치를 하겠다는 북한의 주장을 담은 영어 음성이 유튜브에 올라 인터넷 공간에서 퍼지고 있다.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의 성명을 영어로 옮긴 이 음성은 북한이 대외 라디오 방송인 ‘조선의 소리 영어방송(Voice of Korea)’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누리꾼이 녹음해 파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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